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윤석열 검찰의 여권 정치인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고발 사주는 국정농단"이라며 윤 전 총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전날 윤 전 총장의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선 "국민을 피의자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라는 국정농단 사태 요약'이란 짧은 글과 함께 이번 의혹을 정리한 이미지를 올렸다. 이번 의혹은 검찰의 총선 개입 시도라며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사건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이 올린 요약 이미지는 한 매체가 만든 것으로, 윤 전 총장,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김웅·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등장한다.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를 지시했거나 인식했는지,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는지, 또 김 의원이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인 정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정리됐다.
조 전 장관은 이 글을 올린 지 두 시간 뒤 해당 사건을 다룬 유튜브 방송 '윤석열 검찰 쿠데타를 말하다'를 홍보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진행하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 황희석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패널로 참여한 방송이다. 최 대표와 황 최고위원은 고발 사주 의혹 고발장에 이름을 올린 여권 정치인 인사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전날 의혹 반박 기자회견에서 사용한 표현을 거론하며 그릇된 인식을 드러냈다고 성토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내가 그렇게 무섭냐"라고 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국민과 언론을 무서워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무섭냐라는 질문은 '날 무서워해야 할 것이다'란 겁박의 다른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제가 그렇게 무섭나. 저 하나 공작으로 제거하면 정권 창출이 그냥 되느냐. 당당하게 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라.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나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우리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신뢰성 있는 사람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해 잘못된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그에게 국민은 자신 앞에서 눈치 보고 벌벌 떨던 비루한 (잠재적) 피의자일 뿐"이라며 "그에게 기자는 '단독'을 구걸하고 술을 얻어 먹는 관리 대상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윤 전 총장을 향해 "윤석열의 언어는 저잣거리의 포악한 조폭의 언어다. 공정과 상식의 선을 넘었다"고 비난한 안도현 시인의 SNS 글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