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빅테크 기업의 문어발 사업 확장이 잇따르며 골목상권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참여연대와 민변 등이 연 토론회에선 카카오의 무차별 신규 사업 진출을 성토하는 ‘카카오 당하다’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며 생태계를 위협(아마존 당하다)하듯 카카오의 몸집 불리기로 각종 부작용이 커진 걸 빗댄 용어다. 실제로 카카오가 대리운전, 꽃배달, 미용실 사업에도 진출하며 계열사는 158개(해외 법인 포함)까지 늘었다.
11개 소상공인 단체도 "쿠팡과 네이버 등이 탐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식료품과 생필품을 15분 내 배달하는 쿠팡이츠마트 서비스가 삶의 터전을 앗아갈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네이버도 이런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할 태세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견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감시를 받는 기존 대기업과 달리 이들은 혁신이란 미명 아래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플랫폼을 통하지 않는 경제 활동이 점점 불가능해지면서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택시호출 요금인상 시도처럼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수수료를 올리는 횡포도 나타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비용 증가는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주목할 변화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금융당국은 한목소리로 규제 강화의 뜻을 내비쳤다. 사회적 논의를 서두르고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플랫폼 기업의 혁신성까지 해쳐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이용자 편의 증대 측면과 미래 성장동력이란 점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결국 플랫폼 기업과 골목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모색하는 게 절실하다. 플랫폼 기업도 출범 당시 내걸었던 사회적 가치를 되새기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