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이른바 '검찰 고발사주 의혹'을 두고 "채널A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종의 '권언유착'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도 이후 일련의 상황을 보면 "여권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것인데, '합리적 의심'이라 할 만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윤희석 윤석열 캠프 대변인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보도가 나오자마자 여당이 총공세를 하고, 검찰이 감찰(진상조사) 지시를 했으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엄호하면서 신속하고 노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여권의 불순한 의도'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납득할 만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진행자가 '공작이라면 보도한 매체('뉴스버스')와 여권 간의 사전공모가 있어야 하지 않나'고 묻자, "그런 의도가 있을 수 있지 않나는 의심을 한다는 얘기"라고만 답했다.
대신 "보도의 합리성을 먼저 거론하는 게 순서"라며 뉴스버스의 보도를 비판했다. 특히 '고발사주' 의혹과 윤 전 총장 간의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작성자라는 가정 아래 "손 전 정책관이 작성하게 된 이유, 총장의 지시 또는 암시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했다.
다만 "(손 전 정책관이 작성한 게 맞다면) 도의적 책임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검찰조직의 수장으로서 현직 검사에 대한 관리책임 문제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만약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관리 책임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릴 용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의혹은 그들(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 제보자 등)만의 진실게임이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은 그중 하나의 고리일 뿐인데 연결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의미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의혹에 등장한 문서를 '괴문서'라고 지칭했다. '지난해 4월 3일 전달된 고발장에 그날 있었던 일이 담겨 있다'는 것을 하나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고발장에 담긴 4월 3일자 사건들은 모두 그날 오전에 있었던 일로, 고발장이 김웅 당시 후보에게 전달된 시간은 오후 4시 19분이다. 고발장을 수정할 여유는 충분한 셈이다.
진행자가 이 같은 반론을 제기하자 윤 대변인은 "그게 뭐가 중요하냐"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 부분은 "본질이 아니다"며 본질은 손 전 정책관과 윤 전 총장의 관계, 윤 전 총장의 지시나 묵인이 존재했는지 여부라는 취지로 말했다.
동시에 '윤 전 총장이 손 전 정책관의 유임을 요청했다'며 윤 전 총장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프레임 걸기"라며 일축했다.
"일하는 과정에서 능력을 인정받거나 일하기 편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와서 유임해 달라는 것을 '눈과 귀였다', '오른팔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취지였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제보자에 대한 비판이 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제보자로 특정인을 지목하는 듯 말씀했는데 확인했다는 것보다는 많은 보도와 소식을 접한 것을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자 '동아일보' 보도를 보면 거의 자백을 했더라"고 언급했다. 제보자로 지목된 A씨 인터뷰를 언급한 것인데, 여기서 A씨는 제보자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텔레그램 대화방을 다 삭제하는 바람에 문제의 고발장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했다. 다만 김 후보자와 자신이 당으로 들어온 제보들을 주고받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윤 대변인은 이를 "제보자는 아니지만 문서 전달 과정 중 본인이 연결고리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거의 확정적으로 확인해준 듯한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