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이웃사랑"...김기봉 군산사회복지장학회 이사장 국민훈장 수상

입력
2021.09.08 22:26
“배려하며 살라고 가르친 어머니께 감사"


“항상 남을 배려하며 살라고 가르쳐 준 어머님께 이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

35년째 어려운 이웃에 헌신한 (재)군산사회복지장학회 김기봉(66) 이사장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2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소년소녀가장과 홀로사는 노인 돕기 등 군산지역 복지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7년 ‘소년소녀가장자립위원회’를 세운 뒤 이웃사랑을 시작한 그는 "네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아래서 자란 어린시절을 생각하며 힘겹게 지내는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김 이사장은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은 나 자신이었고, 아이들의 눈물은 내 눈물이었다”며 가방 제조업과 외식사업으로 번 돈을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썼다. 1994년 뜻이 맞는 자영업자 33명과 ‘군옥장학회’를 설립했고, 2년 뒤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며 소외계층 돕기와 지역 인재양성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마당발 인맥을 활용해 자선 행사도 수차례 개최했다. 1996년 최수종, 한무 등 26명 연예인들을 초청해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축구대회를 열었다. 2013년부터는 연예인 자선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기금으로 다양한 후원행사를 펼치고 있다. 군산의 초·중학교 야구선수들을 서울로 초대해 박찬호 선수와 함께하는 시간도 갖게 해줬다.

물론 기초생활자, 노인, 장애우들을 위한 후원도 빠뜨리지 않았다. 2000년대 초 월명체육관에서 연 노인잔치에는 5,000여 명이나 모였다. 푸짐한 음식과 공연을 관람하게 한 뒤 1인당 용돈 1만 원을 드렸다. 특히 30년 이상 교도소 재소자들이 건강한 정신과 몸으로 출소 후 사회 복귀하는 데 조력자 역할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같은 모든 비용은 장학회 기금이 바탕이 되었지만, 김 이사장이 대부분 마련했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행복에 중독되어 있어요.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살 겁니다. 내 아이도 이렇게 살길 바란다"는 김 이사장은 “개인적 기쁨에 앞서 원불교 삼동원 김혜봉 이사장님과 하늘에 계신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님을 비롯한 군산시민, 장학회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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