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항마' 디즈니플러스, 11월 한국 상륙... OTT 시장 초긴장

입력
2021.09.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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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국내 출시, 월 요금은 9900원
막강 콘텐츠로 1위 넷플릭스 바짝 추격 중
국내 OTT 업체들, 조 단위 투자하며 맞대결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디즈니플러스는 '겨울왕국' '어벤저스' 등 화려한 콘텐츠 라인업을 자랑하며 넷플릭스를 위협할 OTT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콘텐츠 업계도 디즈니플러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디즈니코리아)는 디즈니플러스를 11월 12일부터 한국에 서비스한다고 8일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한다. 구독료는 월 9,900원, 연 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2분기 가입자 넷플릭스의 9배... 2023년엔 1위 될 것"

디즈니플러스는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출시 2년 만에 1억2,0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넷플릭스(올해 2분기 기준 가입자 2억900만 명)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1,200만 명)는 넷플릭스(154만 명)보다 9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e마케터는 2023년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제치고 시장 1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즈니코리아는 LG유플러스, KT 등 국내 이동통신사와도 디즈니플러스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인터넷, IP(인터넷)TV 서비스와 묶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도 국내 진출 과정에서 LG유플러스와 손잡고 IPTV를 통해 서비스되면서 빠르게 외연을 확장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 이상의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디즈니 콘텐츠의 인지도가 압도적인데다, 이미 국내 소비자들이 매달 요금을 내는 OTT의 수익구조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OTT 동시 이용자들이 손쉽게 디즈니플러스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다.

디즈니도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SK브로드밴드 등 IPTV 3사와 케이블TV 등에서 방영했던 디즈니 계열사의 일반형 주문형비디오(VOD)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티빙 웨이브 왓챠 네이버시리즈온 등 OTT에서도 디즈니 콘텐츠를 뺐다. 11월 출시하는 디즈니플러스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국내 OTT 업계, 대규모 투자+해외 콘텐츠 수급 나서

국내 OTT 업체들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에까지 콘텐츠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 대규모 투자와 함께 독점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및 국내 지상파 3사의 합작회사인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웨이브는 최근 HBO와 계약해 '왕좌의 게임'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인기 미드 시리즈를 대규모 공급했다.

CJ ENM의 티빙 역시 콘텐츠 제작에 5년간 5조 원을 투입한다. 또 연내 CJ ENM이 자체 제작하는 오리지널 예능과 드라마 등 콘텐츠 30편도 티빙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도 디즈니플러스 출시를 기다리는 이용자가 상당수"라며 "이에 맞서는 국내 OTT 업체의 독점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하반기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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