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인터뷰] 김현수 "'펜트하우스' 배로나 살려내라는 응원에 보답했어요"

입력
2021.09.14 08:20
'펜트하우스' 배로나 역 김현수, 꾸준한 성장으로 호평 
모녀로 만난 유진과 열연 시너지 낸 비결은 '감정 몰입'

배우 김현수가 '펜트하우스'라는 대장정을 마치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유진과 김소연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의 호흡을 통해 김현수는 한층 더 깊은 내공을 쌓게 됐다.

최근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김현수는 SBS '펜트하우스3' 종영에 대해 "시즌3까지 한다는 게 먼 이야기 같았다. 끝이 갑자기 온 것 같아서 섭섭하기도 하지만 시원하게 털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시국 속 사람들이 답답한 마음을 '펜트하우스'로 욕하면서 푸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논란도 있었지만 자극적인 걸 기대하는 이들에게 만족을 시켜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자 주연급 캐스팅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새로운 연기적 도전이 주는 기대감으로 임했다. 김현수는 자신이 배로나 역으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로나가 속이 단단한 아이라고 생각을 한다. 제 모습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하신 게 아닐까. 또 제 이미지 안의 선한 모습 때문에 캐스팅된 것 같다. 로나는 극중 제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연기하면서 로나에게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시청자들 반응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시즌1 내내 엄마 오윤희(유진)에게 투정부리고 또 방황하는 배로나는 시청자들에게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를 두고 김현수는 "힘들지만 꿋꿋하게 당찬 모습을 연기했지만 시청자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당황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배로나는 로나의 성숙해진 모습을 더욱 극적으로 그리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주동민 감독님도 시즌1보다는 성숙한 모습을 바라셨다. 당시 김순옥 작가님이 로나를 더 강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하셨다"면서 "시즌2에서 로나가 잠깐 죽었다는 설정이 드러났을 때 많은 분들이 로나의 죽음을 너무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했다. '우리 로나 살려내'라는 반응이 감사했다. 로나가 다시 살아났을 때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 연기하는 입장에서 너무 감사했다. 현장에서 열심히 해서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길어지는 시즌 속 고충도 컸다.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능력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김현수는 확신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는 각오로 임했다. 또 '펜트하우스' 시리즈 내내 쏟아지는 응원들은 김현수에게 더욱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펜트하우스'의 촬영장 분위기는 김현수가 의지할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했다. 선배 연기자들에게 의지하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김현수는 모녀 관계로 호흡한 유진에 대해 "오랜 시간, 정말로 엄마와 딸처럼 정이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유진 선배님이 워낙 젊어서 엄마라는 게 어색하게 와닿았다. 계속 연기하다 보니 실제 엄마 같다는 느낌에 감정 몰입이 저절로 됐다. 유진 선배님도 촬영장에서 워낙 편하게, 제가 긴장하지 않도록 해주신다. 너무 일찍 헤어져 아쉬웠다"면서 극중 오윤희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이어 "김순옥 작가님이 시즌3에서 어떤 인물이 죽게 될 거라 미리 말해주셨지만 유진 선배님이라고 상상을 못 했다. 엄마가 죽고 슬퍼하는 연기를 하면서 많이 울고 감정적으로 힘들었다"면서 "비록 극중에서 엄마와 아빠가 모두 돌아가셨지만 로나는 성악가로 성공한다. 주변에는 제니나 석훈이처럼 로나를 생각해주는 이들도 많다. 로나는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거라 생각된다. 김순옥 작가님이 로나라는 캐릭터의 마무리를 좋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후련한 마음을 보였다.


김소연 선배님과 맞붙는 장면? 무섭지 않았다

극중 배로나가 천서진(김소연)과 맞붙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자아낼 만큼 시원한 '사이다'로 남았다. 한참 선배인 김소연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그는 "로나가 계속 당해서 반격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본에서 김소연 선배님과 맞붙는 장면을 보고 너무 설레 혼자서 열심히 준비했다. 현장에서는 무섭진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하게 연기했다. 김소연 선배님이 실제로 되게 얄미워서 화가 난다고 해주셨다"면서 비하인드를 전했다.

김현수의 고민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고 사랑으로 돌려받았다. 이에 김현수는 "제 필모그래피에 '펜트하우스'가 갖는 의미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배로나라는 타이틀이 남아 감사하다. 이렇게 길게 했던 작품이 처음이다. 배우로서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느낀 바를 밝혔다.

유독 강렬한 잔상이 남았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우려는 없냐는 질문에 "배로나를 (일부러) 지우기보다는 새로운 캐릭터가 들어왔을 때 거기에 맞는 모습을 연기하다 보면 저절로 김현수라는 배우가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펜트하우스'를 같이 욕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던 드라마로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작품을 통해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 성인까지 다양하게 보여드렸어요.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펜트하우스'를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는 분들이 힐링하고 저도 연기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 휴먼 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또 성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크게 없지만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느껴져요."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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