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친문재인계(친문계) 핵심'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부산 북강서갑)을 대선캠프에 영입했다. 충청 경선 압승 분위기를 계속 몰아치겠다는 뜻이다.
전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할 사람"이라며 이 지사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 후보 단일화를 하기 전까지 이광재 의원을 도왔고, 최근 두 달간 중립을 지켜 왔다.
전 의원의 전격 합류로 이 지사가 기대하는 효과는 두 가지다. ①'대세론'을 공고히 하고 ②친문계와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이 지사 측은 그간 전 의원 영입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이 지사 본인이 수차례 전 의원을 만났고, 박홍근 의원 등 이 지사 측근 의원들도 가교 역할을 했다.
전 의원은 친문 핵심이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 대통령 대선캠프 특보단장을 맡아 당선을 도왔고, 친문 핵심 의원들이 꾸린 '부엉이 모임'에서도 활동했다. '민주당 비주류'인 이 지사와 달리 당내 주류의 길만 걸어온 셈이다.
전 의원은 지난 7월 이광재 의원의 대선후보 경선 철수 이후 중립 지대에 머물러왔다. 정 전 총리의 대변인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얘기가 한때 오르내렸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정 전 총리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와 정치적 신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후보 단일화 후 두 달간 특정 대선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며 "그 사이 이 지사를 몇 차례 만나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 지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천군만마를 얻었다"고 반겼다. 이 지사 대선캠프의 한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해온 전 의원의 가세는 그 자체로 '이 지사가 대세'란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부산지역 민주당 의원 중 이 지사 쪽에 선 것은 전 의원이 처음으로, 이달 11일 열리는 대구·경북 경선과 다음 달 2일 부산·울산·경남 경선의 호재가 될 것으로 이 지사 측은 기대한다.
'친문 끌어안기'는 대선 본선에 대비한 전략이기도 하다. 이 지사에겐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이후 경쟁자들의 지지층과 유기적 화합을 이뤄내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내년 대선이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초접전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이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전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친문계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전 의원은 "제가 무엇보다 중점을 둘 게 그 부분"이라며 "하나 된 힘으로 대선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캠프는 최근 몸집을 급속도로 불리고 있다. 강성 친문 성향의 박주민, 이재정 의원과 이낙연 당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을 지낸 강선우 의원, 중립으로 분류됐던 이탄희 의원 등이 잇따라 이 지사 지지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