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대한 체격, 그리고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더한 SUV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덕분에 국내 시장에서는 꽤나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3열 SUV’들이 다채롭게 제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더욱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자’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받아 등장한 것이 바로 ‘링컨 네비게이터’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외에는 특별힌 마주할 수 없던 ‘미국식 하이엔드 SUV’의 새로운 활력소라 할 수 있는 네비게이터는 거대한 체격과 화려한 디테일을 통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과연 거대한 체격을 가진 존재, 링컨 네비게이터는 자유로 위에서 어떤 모습을 제시할까?
강렬한 심장을 품은 플래그십 SUV
네비게이터의 보닛 아래에는 체급에 걸맞은 강렬한 파워트레인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451마력과 71.0kg.m의 토크를 낼 수 있는 V6 3.5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여기에 셀렉트 시프트 10단 자동 변속기, 4WD 시스템을 통해 노면으로 출력을 전한다.
분명 강력한 파워트레인지만 차량이 워낙 거대하고, 또 무거운(공차중량: 2,820kg) 탓에 율성이 그리 뛰어난 것은 아니다. 실제 공인 복합 연비는 7.2km/L이며 도심 및 고속 연비 역시 6.4km/L와 8.6km/L로 아쉬움이 남는다.
여유 속에서 자유로를 달리다
링컨 네비게이터와 함께 자유로 주행을 위해 평소와 같이 강변북로를 거쳐 월드컵공원 진출입로에 이르게 되었다. 월드컵공원 진출입로에 도착과 함께 트립 컴퓨터를 리셋, 다시 자유로에 합류하며 주행 내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자유로 주행 시작과 함께 자유로 주행 상황을 살펴보았다. 자유로의 흐름은 제법 여유로워 ‘자유로 연비’의 측정이 무척 잘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 참고로 주행 모드는 ‘노멀’로 선택해 가장 일상적인 연비를 확인하기로 했다.
링컨 네비게이터의 드라이빙 모드는 꽤나 이채롭다. 노멀과 노멀 4X4는 물론이고 컨버스(효율성 중심)과 익사이트, 슬립퍼리, 딥 컨트롤, 슬로우 클라임 각 주행 특성에 따른 독특한 명칭도 눈깅를 끈다. 각 모드별 독특한 이미지 역시 인상적이다.
선굵은 퍼포먼스를 느끼다
자유로 진입 이후 제한 속도인 90km/h까지 가속하기 위해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워낙 뛰어난 출력을 갖고 있지만 크기가 크고, 무거운 탓에 차량의 움직임이 그리 날렵하거나 대담한 발진 가속 성능을 제시하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네비게이터에게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발진 가속은 진중하지만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며 ‘강력한 출력의 존재감’ 자체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워낙 출력이 좋은 만큼 ‘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아마도 고속 주행은 꽤나 쾌적하고 시원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네비게이터는 90km/h 정속 주행 시 GPS 오차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10단과 1,500 RPM이 유지되었다.
화려하게 피어난 링컨의 공간
자유로 주행이 본 궤도에 오른 후 링컨 네비게이터의 공간을 살펴 보았다. 브랜드의 플래그십 SUV가 갖춰야 할 거대한 스케일, 그리고 앞서 데뷔했던 ‘에비에이터’와의 동질감이 동시에 느껴져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 네비게이터는 균형감을 제시하는 대시보드와 깔끔한 스타일의 팝업 디스플레이 패널은 물론이고 링컨 고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스티어링 휠과 디지털 클러스터 등이 ‘전형적인 링컨’의 가치를 제시한다. 여기에 체리 우드 패널을 외의 소재 및 연출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거대한 ‘공간’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투박한 ‘미국의 차’를 잊게 만들다
네비게이터와의 자유로 주행에 있어 가장 궁금했던 점은 사실 효율성이 아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건 바로 흔히 말하는 ‘미국식 대형차의 주행 질감’이 과연 어떤 형태로 변하고 있는지 그 흐름을 느끼고자 했다.
앞서 출시된 에비에이터, 그리고 동일한 체급과 ‘골격’을 갖춘 포드 익스페디션의 경우 어느 정도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저마다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네비게이터의 질감’은 어떨지 무척 궁금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비게이터는 ‘바디 온 프레임’의 골격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어쩔 수 없는 단점’을 한층 지워낸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을 하는 내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고, ‘링컨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완벽한 주행’이라는 것은 아니다. 차량이 워낙 크고, 높고 또 무거운 만큼 차량의 움직임이 다소 크며 자잘한 노면을 지날 때에도 ‘바디 온 프레임’ 특유의 잔진동이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이너스 요인’을 더욱 정성껏 대응한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주행의 쾌적함이 우수해 자잘한 포트홀이나 요철, 그리고 도로 이음새 등은 별다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플래그십 모델답게 정숙성 부분에도 많은 노력을 한 만큼 ‘쾌적한 주행’이 꾸준히 이어진다.
앞서 설명한 자잘한 진동의 발생 부분은 ‘자유로의 연속된 띠 구간’이다. 처음에는 별다른 모습이 없었지만 자잘한 진동이 누적되며 잔진동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트 자체가 워낙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만큼 큰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자유로 주행 후반에 마주하는 ‘연속된 바운싱 구간’의 움직임 역시 준수하다.
차량이 크고 무겁기 때문에 차량의 움직임이 꽤나 큰 편이지만 이는 구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게다가 셋업 역시 이전의 포르, 링컨 차량 대비 한층 세련되었기에 차량의 밸런스, 그리고 주행의 흐름을 이어가기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네비게이터의 자유로 주행은 말 그대로 쾌청했다. 실제 쾌적한 날씨, 좋은 도로 컨디션 덕분에 마지막까지 좋은 흐름이 이어져 ‘주행 내내 즐거움 마음’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잠시 후 네비게이터는 자유로 주행의 끝을 알리는 통일대교를 마주하게 되었다.
현실을 느끼는 순간
모든 주행을 마치고 난 후 네비게이터의 트립 컴퓨터를 확인했다. 과거의 V8 엔진을 대체하는 V6 터보 엔진, 10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으로 인해 ‘꽤나 좋은 결과’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트립 컴퓨터에는 총 34분 27초의 시간 동안 50.3km의 거리를 달렸음이 기록되었고(평균 속도 약 87km/h) 구간 평균 연비는 11.5km/L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사실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지만 차량의 체급을 고려한다면 수긍해야 할 ‘현실’이라 생각되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