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기부 끊긴 아프간, WHO "의료시설 90% 폐쇄 위기"

입력
2021.09.07 09:04
카타르 물자 공수 등 대책 마련 중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의료시설 90%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설 운영을 지탱했던 서방의 기부가 끊기면서다. 탈레반 집권 후 국제사회 지원이 막히면서 사실상 마비된 아프간 경제와 같은 상황이다.

락 브레넌 WHO 지역 비상국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내) 전국 2,300개 의료 시설 중 90%가 이르면 이번 주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방의 기부자들에게 '탈레반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듯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지만) 이는 질병 및 사망 증가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WHO는 급한대로 500개 의료시설에 물품과 장비, 자금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카타르에 연락해 의료용품을 항공기로 운송하도록 했다. 브레넌 국장은 "다음 주쯤 카타르 정부로부터 아프간 수도 카불로 최대 항공기 2, 3대 분량의 물자를 공수하기를 바란다"며 "다음 운송에는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보급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카불 공항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게 문제다. WHO는 현재 다른 구호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공항을 통한 의료용품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용품은 북부 공항을 통해, 다른 일부는 파키스탄에서 트럭을 통해 육로로 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