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9·11 테러 사건 용의자들의 재판이 7일(현지시간) 재개된다. 사건은 20년이 지났고 이들이 체포된 지도 18년이 넘었으나, 정식 재판은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한 상황이다.
전날 미 CNN방송 등은 테러 주모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용의자 5명에 대한 공판 전 심리 절차가 7일부터 17일까지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모하메드 등은 현재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2월 마지막 심리가 열린 지 18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줄곧 보류돼 왔다.
이들 용의자는 2002~2003년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으나 정식 재판은 계속 지연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뉴욕연방법원에서 이들의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미 본토에 테러범을 데려올 수 없다"는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혔다. 결국 2012년 5월 관타나모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여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후에는 피고인이 어떤 증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검사가 허용할 것인지, 연방수사국(FBI)의 심문을 통해 확보된 정보를 재판에서 인정할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됐다. 고문 받은 피고인의 심문 자료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논쟁 속에 공판 전 심리 절차만 40차례 이상 열렸다.
테러 용의자들이 수용된 관타나모 수용소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고문과 인권 침해 문제 탓이다. 쿠바 영토지만 미국이 해군기지를 설치해 관리하는 관타나모에 위치한 이 수용소는 9·11 테러 사건 이후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때 약 800명에 달했던 수감자는 현재 39명만 남아 있다. 28명은 기소조차 되지 않은 채 수용돼 있는데, 이중 10명은 본국 송환 권고 결정을 받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임기 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언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