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20년 앞두고... 용의자 재판, 18개월 만에 관타나모서 재개

입력
2021.09.07 07:59
용의자 5명, 증거 인정 등 공판 전 심리만 
10년간 40차례 이상…코로나19로 일시 중단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벌어진 9·11 테러 사건 용의자들의 재판이 7일(현지시간) 재개된다. 사건은 20년이 지났고 이들이 체포된 지도 18년이 넘었으나, 정식 재판은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한 상황이다.

전날 미 CNN방송 등은 테러 주모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용의자 5명에 대한 공판 전 심리 절차가 7일부터 17일까지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모하메드 등은 현재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해 2월 마지막 심리가 열린 지 18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줄곧 보류돼 왔다.

이들 용의자는 2002~2003년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으나 정식 재판은 계속 지연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고, 뉴욕연방법원에서 이들의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미 본토에 테러범을 데려올 수 없다"는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혔다. 결국 2012년 5월 관타나모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여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후에는 피고인이 어떤 증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검사가 허용할 것인지, 연방수사국(FBI)의 심문을 통해 확보된 정보를 재판에서 인정할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됐다. 고문 받은 피고인의 심문 자료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논쟁 속에 공판 전 심리 절차만 40차례 이상 열렸다.

테러 용의자들이 수용된 관타나모 수용소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고문과 인권 침해 문제 탓이다. 쿠바 영토지만 미국이 해군기지를 설치해 관리하는 관타나모에 위치한 이 수용소는 9·11 테러 사건 이후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때 약 800명에 달했던 수감자는 현재 39명만 남아 있다. 28명은 기소조차 되지 않은 채 수용돼 있는데, 이중 10명은 본국 송환 권고 결정을 받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임기 내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공언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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