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은 고속도로나 간선도로를 타고 외곽으로 한참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한적한 곳의 쇼핑몰이다. 지금까지는 이랬는데 고정관념을 깬 아웃렛이 등장했다. 오는 10일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옆에서 문을 여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다.
시간(Time)과 별장(Villas)을 결합한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란 의미처럼 기존 아웃렛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개장 준비에 한창이던 지난 5일 찾아간 타임빌라스는 일단 가까웠다. 서울 사당역에서 차량으로 20분이 채 안 걸렸다. 강남과 잠실에서도 30분이면 닿는 거리이고 행정구역을 맞대고 있는 경기 수원·성남·안양시에서는 더 가깝다.
백운호수 남쪽 백운지식문화밸리 끝에 자리잡아 태생부터 자연친화적인 입지도 다른 아웃렛과의 차별점이었다. 롯데쇼핑은 뒤로는 바라산, 앞으로는 백운호수를 바라보는 천혜의 조건을 활용해 처음부터 '자연 속 휴식'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했다.
타임빌라스의 진면목은 야외공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쉽게 말하면 옥상이다. 넓게 펼쳐진 잔디광장(9,300㎡) 한쪽에 유리 온실처럼 생긴 '글라스빌(GLASS VILLE)' 10개가 우뚝 서 있었다. 각각 독립된 매장으로 골프브랜드 PXG, 아웃도어 스노우피크 등과 식음료 업체들이 입점했다. 글라스빌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 개발로 주목받은 스타트업 '글로우서울'과 협업한 결과물이다. 글라스빌을 둘러싼 산책로에는 1,000여 그루의 자작나무가 심어져 숲길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타임빌라스는 연면적 17만5,200㎡ 규모로,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4개 층에 245개의 브랜드가 들어왔다. 다양한 브랜드만큼 눈길을 끄는 건 비나 폭염 같은 날씨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존 교외형 아울렛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타임빌라스는 개폐형 천장과 폴딩 도어가 갖춰져 전 매장을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다. 여기에 백운호수의 석양을 감상하며 식사가 가능한 2층의 '다이닝 존'도 방문객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공간이다.
롯데쇼핑은 7년 만에 신규 출점한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지난달 오픈했다. 머물고 싶은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한 색다른 백화점에 이어 이번엔 체험과 휴식을 강조한 신개념 프리미엄아울렛으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두 곳 모두 경기 남부에 열었다. 숨가쁜 개발로 도시가 커지며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이라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일본 출장을 마치고 최근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현장 행보도 롯데백화점 동탄점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이 단번에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유통업계는 체험과 여가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다면 그간 억눌렸던 야외 활동과 오프라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롯데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최근 혁신을 가미한 오프라인 점포 확대로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타임빌라스가 단순한 쇼핑을 넘어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하며 즐길 수 있는 경기 남부지역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