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김하성(26)은 내야수 아담 프레이저가 합류하면서 지난달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며 30타수 소화에 그쳤다. 규칙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다 보니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서 시즌 타율(6일 현재)은 0.203까지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3)은 10일 LA 다저스전에 선발 투수로 6일 예고됐다. 그러나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현재로선 (명단이) 그렇지만, 잘하는 선수에게 이점이 있어야 한다”고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5일 밀워키전에서 김광현이 제구 난조를 보이며 1.2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한 여파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후반기 들어 시련을 겪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출신이 대거 합류하며 역대 최대 코리안 빅리거 풍년이 기대됐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부진에 빠져 내년 시즌 생존조차 위태로워졌다.
코리안 빅리거 맏형인 토론토 류현진(34)은 7일 선발 등판 하는 뉴욕 양키스전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팀이 주말 오클랜드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과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가을 잔치를 노리는 팀 입장에선 반드시 연승을 이어가야 할 형편이다.
류현진 입장에서도 질 수 없는 경기다. 지난달 22일 디트로이트전에서 12승을 수확한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 볼티모어전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평균 자책점이 3.92까지 치솟았다. 전반기 17경기에서 8승 5패(평균 자책점 3.56)로 호투하며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후반기 9경기에서 4승 3패(평균 자책점 4.62)에 그쳐 팀 에이스 자리마저 로비 레이에게 내줬다. MLB닷컴이 최근 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한 사이영상 모의투표에서도 레이는 3위에 위치했지만, 류현진은 거론조차 안 됐다. 류현진은 1일 볼티모어전 패배 이후 “한 이닝에 몰아 실점하는 것을 줄여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광현과 텍사스 양현종(33)은 내년 시즌 위치마저 불투명해졌다. 김광현은 7월 한 달 동안 4승 1패 평균 자책점 2.28로 7월 투수상 유력 후보로까지 떠올랐으나, 지난달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더니 불펜으로 추락했다. 그러다 동료 잭 플레허티 부상으로 운 좋게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출전한 선발 2경기에서 연속 부진하며 현지에선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로 풀리는 김광현 입장에선 이달 반드시 재기해야 좋은 조건으로 내년 시즌 빅리그 잔류가 가능하다.
양현종은 더 어려운 처지다. 지난달 25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지 69일 만에 빅리그로 승격됐지만, 1일 강등 그리고 2일 로스터 확대로 다시 메이저리그에 합류했다. 유망주처럼 40인 로스터에 안정적으로 포함돼 있지도 않고, 실력을 검증받지도 못해 이달 활약 여부에 따라 국내 복귀까지 거론되고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베테랑인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은 마음을 비울 필요가 있다”며 “강한 인상을 보이겠다는 부담감이 크다 보니 의도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그간 해왔던 대로만 해도 현재의 부진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타자들도 힘겹긴 마찬가지다. 김하성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는 것처럼 탬파베이 최지만(30)은 부상 탓에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무릎 수술을 받아 5월 17일에 첫 경기를 뛰었는데, 6월 사타구니 염좌, 지난달 24일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잇따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으로 올 시즌 64경기 출전에 타율 0.250, 9홈런, 38타점에 그치고 있다.
피츠버그 박효준(25)은 타격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24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이달 2일 다시 빅리그에 합류했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박효준, 김하성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겠다는 판단으로, 남은 시즌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최지만은 지난 시즌처럼 포스트 시즌에서 강한 활약을 보이며 팀에 남아 내년을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