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에 뜬 미 글로벌호크… 北 열병식 준비 동향 파악?

입력
2021.09.05 21:00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가 4, 5일 이틀에 걸쳐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북한의 열병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관련 동향을 파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글로벌호크는 4일 주일미군 요코타 공군기지를 출발해 이튿날까지 경기와 강원 일대 등 군사분계선(MDL) 인접한 상공을 수차례 날았다. 글로벌호크는 한 번 뜨면 38~42시간 동안 작전 비행이 가능하고, 작전 반경은 3,000㎞에 달한다. 글로벌호크의 한반도 비행은 후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종료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이다.

이번 비행은 북한의 열병식 동향 파악 차원으로 추정된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앞서 2일 트위터를 통해 “평양의 미림비행장에서 군부대 편성이 관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림비행장은 과거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사전 예행연습을 진행한 장소다.

이 때문에 오는 9일 정권 수립 73주년인 9·9절, 또는 다음달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식을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이어 올 1월 8차 당대회를 기념해 야간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는 다탄두 운반 능력을 구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6형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4ㅅ을, 1월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보이는 북극성-5ㅅ을 공개했다. 모두 미국을 겨냥한 무기들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첨단 무기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번 행사가 연도 뒷자리가 0이나 5로 끝나는 정주년이 아니어서 규모가 예년만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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