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데뷔 최악투 김광현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입력
2021.09.05 14:29

김광현(33ㆍ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투구로 무너졌다.

김광현은 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2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집중 7안타를 맞고 4실점, 0-4로 뒤진 2회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2.1이닝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선발 최소 이닝 기록이다. 종전 최소 이닝은 올 시즌 7월 29일 클리블랜드전의 2.2이닝이었다. 팀이 0-4로 져 김광현은 시즌 7패(6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3.23에서 3.53으로 올라갔다.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공이 치기 좋게 한가운데로 몰렸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 타자 루이스 우리아스에게 복판에 몰린 시속 143㎞짜리 밋밋한 직구를 던지다가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연속안타를 허용해 무사 1 ㆍ2루에 몰렸지만 2루수 토미 에드먼이 호수비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2회에도 난타를 당했다. 선두 로렌조 케인에게 볼넷을 내준 뒤 라우디 텔레즈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공을 잡은 우익수 딜런 카슨이 3루로 공을 던졌지만, 공은 더그아웃 쪽으로 흘러 3루 주자 케인이 홈을 밟았고, 텔레즈도 2루로 진루했다. 루크 메일리가 좌익선상 2루타로 2루 주자 텔레즈를 홈에 불러들여 김광현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었다. 이어 9번 타자인 투수 에이드리언 하우저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1사 2루에서 우리아스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허용해 김광현은 4점째를 내줬다. 김광현은 다음 타자 아다메스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고는 강판됐다.

김광현은 경기 후 "볼 로케이션의 문제도 있었고, 볼이 (스트라이크 존에) 몰려 장타와 볼넷을 허용했다"며 "전체적으로 안 좋았다"고 스스로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볼이 가운데로 너무 몰렸고, 빗맞은 안타도 많이 나와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밀워키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 김광현은 "내 구위가 떨어졌고, 타자들이 초구에 공격적으로 스윙을 했는데, 이 상황에서 볼을 더 던지면 투구 수가 많아질까 봐 맞붙는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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