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는 키홀(뼈 구멍) 접근법이 다발성 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 치료에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자 부담도 줄고 뇌동맥류 치료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상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이 2013~2018년 493명을 대상으로 키홀 접근법을 시행한 뒤 다발성 뇌동맥 환자 110명의 합병증과 위험 인자를 분석한 결과, 뇌동맥류 결찰 성공률이 기존 방법보다 우수했고 합병증 및 수술 시간 등도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최초로 키홀 접근법을 통한 다발성 뇌동맥류 수술의 임상 결과를 밝힌 것으로, 미국신경외과학회 저널인 ‘신경외과지(Journal of Neurosurgery)’ 최신호 온라인판에 실렸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뇌혈관이 파열되거나 커지면서 주위 신경 구조물을 압박하면 신경학적으로 치명적인 이상 증상을 초래한다. 특히 뇌동맥류 환자 3명 중 1명은 2개 이상의 다발성 뇌동맥류로 파열 위험성이 단일 뇌동맥류보다 2~3배 높다.
연구팀은 키홀 개두술 크기가 3㎝ 정도로 기존 개두술보다 작다는 점에 착안해 뇌동맥류 위치에 따라 낸 작은 키홀 1~3개를 통해 서로 다른 위치의 뇌동맥류에 접근해 묶었다. 한 번의 전신마취와 피부 절개로 다발성 뇌동맥류 치료에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키홀 접근법으로 시행한 수술은 97%의 만족스러운 결찰률을 보였고 뇌졸중(뇌경색ㆍ뇌출혈) 등 영구적인 합병증은 불과 1.8%였다.
조원상 교수는 “키홀 접근법은 기존 치료법의 단점을 극복해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 결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