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근육이 자연히 줄어들게 마련이다. 근육량이 정상보다 줄면 생기는 질병이 바로 ‘근감소증’이다. 근감소증이 생기면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비만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겨 전반적인 신체 기능도 떨어진다. 최근에는 영양 불균형 등으로 젊은층에서도 근감소증이 나타난다.
그런데 핏속의 ‘알칼리성 인산 분해 효소(ALPㆍAlkaline phosphatase)’로 근감소증을 예측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근육 감소를 예측해 근감소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용제 가정의학과 교수‧조아라 감염내과 교수팀은 혈중 ALP 수치 증가와 근감소증 연관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LP는 간ㆍ뼈ㆍ콩팥ㆍ장 등 온몸 조직에서 관찰되는 효소다. 일반적으로 ALP 수치가 올라가는 것은 간ㆍ담도ㆍ뼈 질환과 관련이 있다.
근감소증은 팔다리를 구성하는 근육량과 근력이 정상보다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전에는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근감소증을 공식적인 질병으로 등록하는 추세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근감소증의 정식 질병 코드를 등재했으며, 우리나라도 1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을 통해 근감소증 질병 코드를 부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5,579명(남성 7,171명, 여성 8,408명)을 대상으로 성별 집단별 ALP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남성의 경우 혈중 ALP 수치 200IU/L 이하인 그룹을 ‘T1’, 201~248IU/L 그룹을 ‘T2’, 249IU/L 이상이면 ‘T3’으로 구분했다. 여성은 혈중 ALP 170IU/L 이하는 ‘T1’, 171~224IU/L에 해당하면 ‘T2’, 225IU/L 이상 그룹은 ‘T3’으로 각각 분류했다.
혈중 ALP의 성별 3분위에 따른 저골격근 질량 지수(Low Skeletal Muscle Mass Index,ㆍLSMI)에 대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한 결과, 혈중 ALP 수치가 높을수록 근감소증 위험도가 커졌다.
남성 그룹군(T1, T2, T3)의 LSMI는 각각 6.4%, 6.7% 및 10.5%로 T1 그룹보다 T3 그룹(p<0.001)이 근감소증 발병 위험률이 높았다.
여성도 ALP 3분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 그룹군(T1, T2, T3)의 LSMI는 각각 3.1%, 5.7%, 10.9%로 ALP 농도가 가장 높은 T3그룹(p<0.001)에서 근감소증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이용제 교수는 “근육이 감소하면 근력 약화, 신체 활동 저하 등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번 연구로 ALP 농도가 높을수록 근감소증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져 고령인의 근골격계 기능을 평가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iomolecules(IF : 4.57)’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