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1년 만에 총리 퇴임한다... 자민당 총재 선거 입후보 포기

입력
2021.09.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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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책 전념 위해 불출마 결정했다" 
이달 말 임기 끝... 차기 총리 레이스도 치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달 29일 예정된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이달 말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춰, 취임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국회의원이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집권 여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자민당 임시 임원 회의에서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 전념하기 위해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가 된 뒤 1년간 코로나 대책을 중심으로 국가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며 코로나 대책과 총재 선거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삶을 지키는 것이 총리로서 저의 책무이므로 전념해 완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는 전날까지만 해도 니카이 도시히로 당 간사장에게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등 자민당 총재 재선을 통한 ‘총리 연임’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하지만 끝없는 지지율 추락 속에 자신을 향한 당내 비판이 거세지고, 정세 반전을 위해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 교체 등을 포함한 자민당 임원 인사를 시도했으나 이마저 실패하자 결국 총재 선거 출마를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로 당 요직을 교체하고 분위기를 쇄신해 총재 선거에 임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임원 후보로 생각했던 주요 인사들이 요청을 고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유력한 후보로서 당내 주요 파벌 수장의 지지를 받았던 스가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자민당은 이달 말까지 다수 후보가 경합하는 치열한 선거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뿐 아니라 이시바 전 간사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장관 등 차기 총리를 노리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총재를 '선거의 얼굴'로 하여 총선(중의원 선거)을 치를 경우, 자민당이 예상보다 선전할 수도 있다. 10월 21일 중의원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총선일은 직전 일요일인 10월 17일이 유력하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