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390명을 수용한 충북 진천군을 향해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말 못 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진천군과 함께 아프간인 수용을 결단한 이웃 충북 음성군 주민들이다.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머물고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충북혁신도시 안에 있다. 충북혁신도시는 행정구역상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이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중국 우한 교민에 이어 이번 아프간인 수용 문제를 논의할 때도 진천군과 음성군 주민들에게 모두 양해를 구했다. 진천군과 음성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했기 때문에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그 가족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 인재개발원과 음성군 맹동면의 거리는 1km 정도다. 사실상 공동 생활권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인재개발원은 행정구역으로 보면 소재지가 진천군이다 보니, 진천 지역이 언론에 더 많이 부각되면서 음성군 주민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최근 진천군이 운영하는 진천몰에 주문량이 폭주하며 시민들의 응원이 쏟아지자(관련 기사: 한국의 품격 보여준 진천에 "돈쭐 내러 가자"... 진천몰 주문 폭주) 음성군 주민들 사이에선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속상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안정아 음성군 홍보팀장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한 교민에 이어 아프간인 수용 때도 진천군과 마찬가지로 음성군 주민들의 포용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최근에 진천몰이 대박 나는 걸 보면서 음성군 주민들이 많이 속상해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진천군을 향한 국민들의 응원이 음성군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나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그런 씁쓸한 마음을 더 큰 나눔으로 달랬다. 음성의 특산품인 햇사레 복숭아 50상자를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에게 전해 달라고 기탁한 것. 농협 중앙회 음성군 지부 윤필웅 농경지원단장은 "어려운 길 오신 분들에게 환영의 마음을 담아 음성의 특산품인 복숭아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성군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농산물들도 국민들이 많이 애용해주시면 주민들도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아프간 특별기여자를 진천과 함께 따뜻하게 품은 음성군에도 '돈쭐'(돈과 혼쭐의 신조어)의 온정이 답지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진천몰(https://www.jcmall.net/)과 마찬가지로 음성군도 자체 농산물 판매 사이트인 '음성장터'(https://www.esjang.go.kr/)를 운영하고 있다. 햇사레 복숭아를 비롯해 음성 청결고추, 음성 인삼 등 다양한 특산품을 마련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