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은 자기공명영상법(MRI)에 비해 시간이 적게 들고 정확한데다가 상대적으로 비용도 저렴하다. 하지만 방사선에 노출돼 어린이와 임산부 등에게 사용하기 어려운 게 단점인데, 국내 연구자들이 CT 없이도 MRI 영상을 CT 영상처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 연구팀이 MRI 영상을 기반으로 CT 영상을 생성해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모의실험을 통해 MRI만으로도 ‘경두개 집속 초음파’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료 정보 분야 국제 학술지인 IEEE에 게재됐다.
경두개 집속 초음파 시술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초음파 에너지를 뇌의 특정 영역에 전달해 수전증 등 퇴행성 운동장애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두개골을 통과한 초음파의 초점이 뇌 병변에 정확히 맺혀야 해 CT가 필수적인 시술 중 하나다. 자성을 이용하는 MRI와 달리 CT는 방사선으로 단단한 신체부위를 투과해 선명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MRI로 얻은 영상을 자체 개발한 ‘3차원 조건부 적대적 생성 신경망 모델’ AI기술로 CT 영상처럼 변환시켰다. 변환된 합성 CT를 이용한 시술도 성공적이었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CT를 찍지 않아도 AI로 MRI 영상을 변환해 시술이 가능해진 것이다.
남은 과제는 상용화다. 연구팀은 가장 단단한 신체부위 중 하나인 두개골에 MRI를 AI로 변환한 합성 CT 활용 시술이 성공적이었던 만큼, 확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김형민 연구원은 "췌장 등을 살펴보려면 갈비뼈를 투과해야 해 CT가 필수적이었는데, 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방사선 노출 걱정 없이 초음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