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가리스 코로나 억제 홍보'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 송치

입력
2021.09.02 12:12
과장 광고로 식품표시광고법 위반한 혐의
전 연구소장 및 본부장 2명도 불구속 송치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 혐의(식품표시광고법 위반)로 남양유업 이광범 대표와 박종수 전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 본부장급 2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의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험 결과를 공개 발표한 박 전 소장에겐 거짓·과장 광고 혐의도 적용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4월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당일 남양유업 주가는 8% 상승했고, 불가리스 판매량도 급증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세포실험 단계의 결과였고, 임상시험이나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아 효과를 단정할 수 없었다. 식약처는 긴급 현장조사를 하고, 이틀 뒤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고 관계자 16명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 결과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제품 7종 가운데 1종에 대해서만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실험을 했으면서도 마치 모든 불가리스 제품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5월 4일 해당 논란을 사과하며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던 홍원식 회장은 관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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