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심 첩보 동맹 ‘파이브 아이즈’ 제6 멤버가 한국?

입력
2021.09.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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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군사위, 국방수권법 개정안 공개
'파이브 아이즈' 확대안에 한국 1순위 거론
미중 간 또다시 어려운 위치 놓이나 부담


미국이 주도하는 첩보 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한국 등을 포함하는 방안이 미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견제 강화 목적이다. 아직 검토 수순이어서 단시일 내 성사되기는 어렵지만,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진 이같은 움직임이 한국에겐 갈수록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하원 군사위원회 산하 정보특수작전소위 작성 2022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 초안에 따르면 파이브 아이즈가 정보 공유를 할 국가로 한국 일본 인도 독일 등 4개국을 꼽았다. 파이브 아이즈는 1946년 미국과 영국이 소련 등 공산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협정을 맺으면서 비롯됐다. 이후 3개국이 추가돼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이 됐다. 여기에 서구식 민주주의를 성공시킨 한국과 일본 등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개정안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위협이 퍼지고 있다”며 “위원회는 (미국이) 패권 경쟁에 맞서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 더 가까이 일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 신뢰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확대 대상을 언급하면서 한국을 가장 우선순위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국가정보국(DNI)이 국방부와 조율해 파이브 아이즈 확대 시 이점과 위험성, 각 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관련된 검토 내용을 내년 5월 20일까지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대로 파이브 아이즈가 확대돼 한국이 참여한다면 미국 등 서방과의 군사안보 결속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 한국으로선 위상 제고와 함께 정보 능력에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가입 문제처럼 중국의 반발을 넘어서야 하는 게 과제다. 미국의 압박이 향후 현실화할 경우 미중 사이에서 곤란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개정안이 최종 NDAA로 확정되려면 거쳐야 할 절차가 아직 많이 남았다. 상ㆍ하원 상임위 심사와 본회의 통과, 조문화 작업, 상ㆍ하원 표결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또 개정안 자체가 파이브 아이즈 확대 강제 조항이 아닌 검토 요청 수준이다. 개정안 통과 후에도 미국 행정부가 ‘파이브 아이즈 확대 및 한국 포함’ 등을 결정해야 하는 등 최종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고비가 여럿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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