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

입력
2021.09.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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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 이야기가 있다. 피그말리온은 일상에서는 본 적 없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었는데,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이 매우 아름다워 이름도 짓고, 사랑의 말을 반복적으로 들려주었다. 또한 '이 여인과 같은 사람을 나에게 달라'라는 기도로 조각상이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빌었다. 여신 아프로디테가 이 기도를 듣고 감동하여 그 조각상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어 피그말리온과 사랑하며 지낼 수 있게 하였다는 신화이다.

미국에서 몇 연구자들은 학교에서 무작위로 학생 일부를 뽑아, 그 학생들에게 교사가 "너는 정말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며, 기대와 격려의 언행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결과를 관찰하는 실험을 하였다. 교사가 매일 수시로 들려주는 격려의 말하기에 부응하기 위해, 실험 대상인 학생들은 끊임없이 노력하였고, 모두 성적을 향상하는 결과를 이루었다. 언어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여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우리는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또는 늘 익숙한 일을 다시 해도 여전히 낯설고 힘든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러한 상황마다 걱정과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기대에 부응할 격려 말하기로 지지를 해 주자. "넌 할 수 있다, 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와 같은 말 한마디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온다. 나 자신에 의한 응원의 말하기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말의 힘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생각만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어 주자. "우리 모두 이겨 낼 수 있다"고.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면서.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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