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에게 운전자가 트래픽콘을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경찰이 트래픽콘을 발로 힘껏 차버려 논란이 일었는데, 누리꾼들은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꼬깔콘 좀 치워달라고 했더니 발로 뻥 찬 경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가 26만 회를 넘고, 댓글도 1만2,000개(1일 오후 5시 기준) 이상 달리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을 제보한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6시쯤 충남 당진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당시 경찰은 도로에 사고가 발생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고, A씨가 우회전해 가려는 길은 트래픽콘으로 막아 놓은 상태였다. A씨의 앞차는 도로를 막고 있는 트래픽콘과 경찰차를 빙 둘러 우회전했다.
A씨 역시 경찰차를 피해 우회전하려고 했으나, 그 순간에 경찰관이 트래픽콘을 치우는 모습에 통제가 풀리는 줄 알고 기다렸다. 그런데 경찰은 오른쪽 길로 접어드는 곳을 막고 있던 트래픽콘 2개를 남겨놨다. A씨는 경적을 울려 경찰관을 불러 '꼬깔 좀 치워줘요. 우회전할 건데 꼬깔 좀 치워달라구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쳐다본 후 트래픽콘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이에 A씨는 "아저씨, 뭐 하는 거예요?"라고 따졌고, 경찰은 "막고 있는 거 안 보여요?"라고 되물었다. A씨는 "우회전하려고 치워달라는데 왜 발로 치우냐"고 항의했다. 경찰이 "그냥 가세요"라고 하자 A씨는 "그게 공무원이 할 행동이냐"며 맞섰다. 경찰은 "통제하고 있는데 그걸 우리한테 해달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했고, 다시 A씨가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냐"며 언쟁을 벌였다. 이후 A씨가 관등성명을 물어보자 경찰은 A씨의 차와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해당 영상은 당초 파일 저장·전송 시 기술적인 이유로 A씨가 음성 없이 화면만 제보해 유튜브에도 영상만 올라왔는데,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기분 나쁘게 경적을 울렸거나 욕설 또는 반말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자 A씨가 다시 음성이 온전히 담긴 파일을 보낸 것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 과정을 설명하고,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의 추측이 빗나가지 않았다. 욕설은 없었지만, A씨의 말투가 상대방 입장에서 다소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는 어투여서다. 누리꾼 '손**'은 "음성 확인 전에는 경찰을 욕했다가 확인 후 운전자 욕을 하게 되네요"라며 "경찰의 행동이 옳다는 건 아닙니다만, 운전자의 말투가 무슨 지시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들도 대부분 "경찰이 이유가 있으니까 차로도 막고 꼬깔 세워놓고 있는데. 자기가 갈 거니까 치우라? 평소에 경찰 직무를 우습게 아는 것 같음"(속지**), "구타유발자가 나쁠까요? 구타한 사람이 더 나쁠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훈훈한 영상이었습니다"(치킨**)라며 제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부 "거의 상황 종료된 것으로 판단돼 충분히 꼬깔 치워달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감자없는***), "라바콘 치워달라고 한 게 애초에 발로 찰 일이 아니다"(다이름****)라며 A씨를 두둔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소수였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블박(블랙박스) 차주 양반이 자기 목소리 듣고도 뭐가 문젠지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까망**)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운전자는 '우회전하게 이거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경찰관은 '지금 통제 중이니까 이쪽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하자***), "배울 게 많은 영상"(지구***)이라며 타산지석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