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법원이 귀국 직후 다른 사람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시킨 20대 여성에게 징역 12주형을 선고했다.
1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탄(24)씨는 지난해 3월 영국에서 돌아온 후 집으로 곧장 가라는 방역 당국의 지침을 어긴 혐의 등으로 최근 법원으로부터 징역 12주형을 선고받았다. 싱가포르는 타인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빠뜨린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형, 최대 1만 싱가포르달러(약 860만 원)의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
법원이 밝힌 탄씨의 행적은 이렇다. 그는 2017년 영국 런던에서 연기학사 학위 과정을 시작했지만 싱가포르 정부의 귀국 권고에 따라 학업을 마치기 전인 작년 3월 23일 귀국했다. 영국을 떠나기 전 그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고, 미각과 후각을 잃었으나 병원에 가지 않고 귀국 전까지 집에 머물렀다.
귀국 당일 오후 2시 40분 입국 심사를 마친 뒤 곧바로 귀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여전히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했으나 부모와 함께 공항 푸드코트에서 30분간 식사했다. 이어 어머니 집 근처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오후 5시 30분쯤엔 병원에도 들렀다. 그는 "이미 1월에 싱가포르로 돌아왔다"고 의사에게 거짓말까지 했다. 귀국 일주일 뒤 그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탄씨가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몰랐고, 나로 인해 누군가가 감염됐다는 증거가 없으며 정부의 (방역) 지침이 혼란스럽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검찰은 "의사에게 여행 이력을 속이는 등 탄씨의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6개월 선고를 법원에 촉구했다.
싱가포르 법원은 공공장소에서 여러 차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영국인에게 지난달 징역 6주형을 선고했다. 올해 1월엔 방역 당국에 동선을 숨긴 코로나19 확진 60대에게 징역 5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