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배정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중 일부를 상황이 더 심각한 국가에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양보’를 거론한 백신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이 국제적으로 백신 공급이 제한되고 일부 국가에서 반복적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ㆍ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북한에 배정한 백신 297만회분을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들에 재배정해도 된다는 뜻을 밝혔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이 31일(현지시간) 말했다. 북한 보건성은 수개월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받을 수 있도록 코백스와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니세프 측은 덧붙였다.
북한이 언급한 백신 297만회분은 8월 중순 코백스가 북한에 추가 배정한 중국산 시노백 백신으로 보인다.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장은 앞서 지난달 19일 VO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백스가 북한에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회분을 배정했다며, 이 제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코백스 역시 북한에 시노백 백신 297만회분을 배정하고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코백스는 지난 3월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90만2,000회분을 배정하고 5월까지 170만4,000회분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니세프는 지난달 5일 VOA에 북한 정부가 아직 코백스로부터 백신을 받기 위해 필요한 준비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하지 않아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유니세프는 코로나19 대응 계획과 보건 문제, 식량 안보, 영양, 식수, 위생 등 코로나19가 북한 주민에게 미치는 인도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에 필수 보건 물품이 반입된 점은 환영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물자 접근을 가속화하고 국제기구 직원이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북한에 요청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