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에 맞을 코로나19 백신을 9,000만 회분 구매하기로 했다. 여기엔 개발 완료가 예상되는 국산 백신 1,000만 회분도 포함된다. 이들 백신 구매비는 총 2조6,000억여 원이다.
질병관리청은 국무회의에서 질병청 2022년 예산안으로 올해(9,917억 원)보다 5배 넘게 뛴 5조1,362억 원이 의결됐다고 31일 밝혔다. 총 규모의 80%가 코로나19 예방접종(3조1,530억 원)과 방역대응(9,878억 원) 관련 예산이다.
예방접종 예산의 대부분은 백신 구매 비용이다. 구매비로만 2조6,002억 원이 배정됐는데, 이 예산으로 해외 백신 8,000만 회분(2조4,079억 원)과 국산 백신 1,000만 회분(1,920억 원)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확대되고, 12세 미만 접종까지 진행될 것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국산 백신은 어떤 제품을 쓸지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현재는 임상시험 3상에 진입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박찬수 질병청 기획재정담당관은 "올 7월 추경으로 국내 백신 도입 선급금 1,500만 회분이 반영됐었고, 성공 가능성을 고려해 1,000만 회분 구매비를 내년 예산에 담은 것"이라며 "임상 단계와 개발 일정을 고려해서 어떤 백신을 구입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구입 예산(417억 원)에는 먹는(경구용) 치료제 2만 명분 구입비도 포함돼 있다. 박 담당관은 "해외 치료제 개발을 지켜보면서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추후 환자 발생 상황 등을 감안해 필요하다면 예비비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이 염두에 둔 치료제는 임상 2상에 접어든 MSD의 '몰누피라비르'로 보인다.
이 밖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응(9,879억 원)에는 진단검사비(4,960억 원), 생활지원·유급휴가비(2,406억 원)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