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평생 수집했던 문화재와 미술품을 내년에는 지방 미술관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1년간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달 궤도선(KPLO)도 내년 여름 지구 밖으로 나선다.
기획재정부는 31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이와 같은 현장 공감 예산과 이색사업 각각 20개를 소개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이건희 컬렉션' 관련 사업이다. 정부는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문화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총 58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회장 유족의 기증품 1만1,023건은 국립중앙박물관(9,797건), 국립현대미술관(1,226건)에 분산 보관돼 있는데, 이 중 국보 제216호인 인왕제색도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에 달한다. 정부는 이 기증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와 관련한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데 33억 원의 예산을 쓰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이 이건희 컬렉션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하는 데 25억 원을 투입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지방 공공 미술관과 연계해 이 회장이 분산 기증한 작품을 모은 ‘연합 특별전’을 연다. 현대미술관은 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 이어 내년에도 서울관에서 2차례, 청주관에서 1차례 특별 전시를 열 계획이다.
내년 8월 스페이스X에 실어 보낼 달 궤도선은 달 표면입자를 분석하고 달의 생성 원인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미국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인 ‘2024년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 탐색 임무도 수행한다. 2016년부터 진행된 달 탐사 계획의 총예산은 2,367억 원, 이 중 결실을 맺는 내년에 투입되는 예산은 198억 원이다.
이 밖에 정부는 내년에 65억 원을 들여 한센인 병동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오래된 의료장비도 교체할 예정이다. 중증장애인이 안전하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출퇴근 비용을 지원하는 예산, 발달장애인이 직업훈련센터로 이동할 때 통학버스를 지원하는 예산도 편성됐다.
장병의 위생여건 보장을 위해 내년에 37억 원을 들여 전체 병영생활관 변기의 30%(1만5,351대)에 비데를 설치한다. 보복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 1만 개를 보급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실종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 수색 시스템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