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차림을 한 군인이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 한 장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특히 자신에게 닥칠 앞날을 모른 채 "내 일을 사랑한다"는 군인 정신이 깃든 메시지도 남겨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진의 주인공은 미 해병대 소속 니콜 지(23) 병장이다. 그는 이날 미 국방부가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테러로 전사한 미군 13명의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기도 하다.
지 병장은 이달 초 쿠웨이트에서 진급했으며 며칠 뒤 아프간에 배치됐다. 그는 카불에서 탈레반의 탄압을 피하려는 여성과 소녀들, 아이들을 돕는 임무를 맡았다. 지 병장은 이 임무를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곳을 탈출하려는 아프간 난민들의 비행기 탑승을 돕는 일에도 나섰다.
특히 지 병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카불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올린 사진이 그의 마지막이 됐다. 사진 속에서 지 병장은 고아가 된 아프간 갓난아기를 안고 있으며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는 글도 적었다.
뉴욕타임스는 "사진 속에서 지 병장은 소총을 들고 먼지 투성이의 전투복을 입고 긴 금발머리를 뒤로 묶은 채 전투 장갑을 낀 손을 보여준다"면서 "카불의 혼란 속에서 그 손이 조심스럽게 아기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 병장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전사를 안타까워했다. 지 병장의 가족들은 "그가 자신이 하는 일을 먼저 믿었고, 해병대가 된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한 캐런 홀리데이 대령은 "지 병장은 모범적인 해병"이라며 "그는 신의 일을 하고 있었으나 전사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캠프에서 룸메이트였던 동료 해병대원 맬러리 해리슨은 "지 병장은 해병대 중의 해병대였다"며 "그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했으며, 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이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지 병장의 SNS에도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SNS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세계의 이름 없는 영웅!" "우리는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겁니다" "진정한 영웅, 편히 쉬세요" "봉사와 희생, 배려에 감사합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