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6일 저녁,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병원 응급실 간호사 수전 월터스는 퇴근해서 온 집 침실에서 장도리를 든 괴한과 맞닥뜨렸다. 만 51세의 건장한 체격에 응급실에서 단련된 체력을 지닌 월터스는 얼굴이 퉁퉁 부을 만큼 맞으면서도 약 15분간 거친 몸싸움을 벌여 괴한을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 911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에서 숨진 범인이 범행 도구로 쓰려 했던 장도리와 고무장갑, 신분증과 수첩을 확보했다. 살인 등 다수의 전과를 지닌 범인 에드워드 하페이(Edward Haffey)는 만 59세 베트남전쟁 베테랑이었다. 9월 4일 자 그의 수첩에는 월터스의 남편 전화번호와 함께 'Call Mike'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부검 결과 범행 당시 하페이는 치사량에 가까운 코카인을 흡입한 상태였다.
사건 일주일 뒤 남편 마이클이 경찰에 체포됐다. 마이클은 자신이 운영하던 성인 비디오숍 청소부였던 하페이에게 '5만 달러를 줄 테니 강도로 위장해 아내를 살해해 달라'고 교사한 사실을 자백했다. 자녀 없이 만 17년을 함께 지낸 마이클-수전 부부는 사건 당시 별거 상태였다.
마이클은 이듬해 8월 재판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월터스는 인터뷰에서 하페이의 가족에게 유감과 애도를 전하며 "다만 나는 그를 죽이려 한 게 아니라 내가 살고자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마이클은 모범수로 2년가량을 감형받아 2014년 9월 가석방될 예정이었지만, 그해 6월 전립선암으로 옥에서 사망했다.
사건 이후 수전 월터스는 범죄 피해자 권익운동가로 활동했다. 전남편의 가석방을 앞둔 시점에 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남편의 보복 범죄가 두려워 당시 거주하던 집에 각종 보안장치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유사시 도피로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