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방역대책 3일 발표...귀향 열차 예매는 어쩌나

입력
2021.08.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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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기저질환 부모님 접종 완료 안됐다면
이번 추석에도 가급적 만남 피해달라"

3주 남짓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정부가 다음 달 3일 발표하기로 했다. 이달 안에 발표하겠다던 일정을 미루는 바람에 당장 오는 31일 시작되는 KTX 추석 열차표 예매는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기간을 포함해 다음(9월 6일 이후)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한 뒤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KTX 추석 열차표 예매가 시작되는 31일 이전에 연휴 방역대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모두 가족모임이 제한됐던 탓에 이번 발표에 특히 관심이 쏠렸다. 가족모임을 몇 명까지 허용하느냐에 따라 열차를 예매할지 말지 판단해야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정부가 갑자기 추석 방역대책 발표 일정을 닷새가량 연기한 것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휴기간 중 가족 간 만남을 다소 허용할 수 있을지 지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돼 금주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치지 않은 부모님과의 모임은 자제해줄 것을 권했다. 손 반장은 “60세 이상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가진 부모님이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여러 지역에서 다수가 모이는 가족모임은 건강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신중하게 판단해 가급적 가지 않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중대본 회의에선 김부겸 국무총리가 “그동안 불편과 고통을 감내한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달라”며 일부 방역 지침 완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중대본도 "유행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방접종률이 올라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추석 연휴기간 중에 가족 간 만남을 다소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으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추석 가족방문이 허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긴장을 풀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적지 않아 중대본은 현재의 방역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3일 발표될 다음 달 방역 목표는 지금 정체돼 있는 코로나19 유행 수준을 ‘확연한 감소세’로 돌려놓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방역 취약계층으로 지목돼온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예방접종 참여를 독려하고 이들을 고용한 사업장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19명 늘었다. 54일째 네 자릿수다. 전체 인구의 55.7%가 1차 접종을 마쳤고, 28.4%가 2차까지 완료했다. 정부는 현재의 방역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다음 달 중하순부터 예방접종에 따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미국 모더나 사(社)의 코로나 19 백신 600만회 분의 도입 일정과 물량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이날 모더나 백신 도입물량과 일정을 묻는 질의에 "아직 협의중"이라며 "확정되면 안내하겠다"고 답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