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황금 들녘을 보기 위해 강원 철원군 철원평야로 가던 길이었다. 도중 고석정 부근 길가에 핀 탐스러운 꽃들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고, 잠시 차에서 내려 길가에 꽃들을 감상하다 담 넘어 광활한 대지 위에 엄청난 규모의 꽃밭을 발견했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인부가 나와 꽃밭을 누비며 꽃들을 친자식을 돌보듯 정성스럽게 가꾸고 있었다. 잠시 양해를 구하고 숙근버베나, 촛불멘드라미 등 생소한 이름의 꽃과 해바라기와 채송화 등 친근한 꽃들이 나란히 피어나기 시작한 꽃밭을 누비며 정신없이 카메라에 풍경을 담았다.
문득 이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일대의 유휴부지를 이용해 철원군이 매년 꽃밭을 조성해 관광객들에게 개방하는 곳이라고 한다. 한때 30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개장을 못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올해는 3월부터 심혈을 기울여 개장 준비를 완료, 9월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
현재 철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코로나 방역 수칙과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수개월에 걸친 주민들의 노력이 수포가 되지 않도록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되기를 기원해본다. 담장 안에 갇힌 ‘비밀의 정원’이 아닌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