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인과 미군 등 최소 100명 이상이 희생된 26일(현지시간) 카불 공항 연쇄 폭탄 테러 배후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호라산(IS-K)’이 지목됐다. IS 역시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아랍의 봄’으로 혼란했던 중동에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2013년 창설된 무장단체다.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가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약화한 후 중동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중 일부가 2015년 1월 아프간에 진출해 IS-K를 만들어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테러를 저질러왔다. 2019년 8월 카불의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63명의 목숨을 빼앗았고, 지난해 11월 카불대학교에서도 총격 테러를 주도해 20여명이 숨졌다.
이들은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지만 탈레반이 미군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자 ‘배교자’로 비난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했을 때도 “미국과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현재 조직원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의 규모를 ‘500명에서 수천 명 사이’로 추정했고, 주 아프간 러시아 대사는 최근 “현재 아프간에는 IS 테러리스트 4,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초 아프간 미군 철수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들의 세력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미국과 탈레반 모두에게 가장 큰 즉각적 위협은 IS-K”이라며 “IS-K의 존재는 탈레반의 요구와 맞물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철군 시한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