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만명 선을 넘었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주류로 떠오르면서인데, 코로나19 백신이 존재하지 않았던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 입원 환자 수는 2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는 지적이다.
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를 인용해 전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만317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10만명을 넘긴 것은 겨울철 대확산이 정점으로 치닫던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델타변이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6월 하순에 비해서도 6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또 코로나19 백신이 없었던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했을 때에도 2배가 넘는 것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25일 기준 입원 환자는 9만5,240명으로 10만명에 근접했다. 이는 2주 전보다 32% 증가한 것이다.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도 15만2,341명,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1,165명으로 집계됐다.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인 폴 아핏 박사는 “델타 변이는 커다란 게임체인저”라고 강조했다. 아핏 박사는 “현재의 각종 지표는 사실상 여러모로 작년 8월보다 더 나쁘다”며 “지금은 나라의 절반이 백신을 맞았는데도 지표가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 확산 속 어린이, 그중 10대 후반이 새로운 취약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1일 기준 16세와 17세가 인구 1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에서 다른 모든 연령대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조지스 벤저민 미국공중보건학회(APHA) 사무국장은 △델타 변이의 전염성이 강할뿐더러 △이들이 여름 내내 서로 많이 어울렸고,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집단 중 실제 접종을 가장 적게 할 그룹이란 점이 결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환자 급증은 필연적으로 의료 붕괴 우려를 증폭시킨다. 인구당 코로나19 입원 환자 비율이 10만명당 약 80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플로리다주에선 코로나19 환자가 넘쳐서 암 환자를 거부하는 병원이 나오기도 했다. 1년 반 넘게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번아웃(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탈진)을 호소하며 일을 그만두는 의료 인력들도 속출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시시피주에서는 올해 초 이후 간호사 인력이 최소한 2,000명 줄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