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눈물 참으며 "카불 자폭 테러, 끝까지 추적해 대가 치르게 할 것"

입력
2021.08.2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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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연설서 "필요하면 추가 병력 투입" 밝혀
"대피 작전 방해받진 않을 것"... 완주 의사 분명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에 대해 강력한 규탄 메시지를 발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불 공항 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을 갖고 “우린 절대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테러로) 대피 작전이 방해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작전을 계속해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에서 군대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최대한의 조치를 취하도록 지휘관들에게 지시를 했다”며 “필요하면 추가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아프간을 장악 중인 탈레반과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다며 “그들이 누구인지 믿을만한 몇몇 이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도중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강경한 어조 사이로 감정에 북받쳐 목멘 모습도 보였다. 말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기도 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동안 검정색 브리핑 뭉치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면서 "마지막 질문을 받을 때에는 눈물을 참는 듯 얼굴이 상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저녁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와 이로부터 약 250m가량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잇따라 발생한 폭발로 90여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테러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외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 당국자들이 이번 테러의 배후에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K'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으며 IS는 곧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이번 테러의 배후는 자신들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