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고령층의 90%, 성인의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방역 전략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위드 코로나 시기는 기대보다 크게 늦어질 수 있다. 올해 안에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해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라는 방역 전략의 전환이나 보완을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예방접종이 70% 이상, 더 많게는 고령층 90% 이상, 일반 성인 80% 이상이 완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방역당국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검토할 시점으로 전 국민 70%가 1차 예방접종을 마치는 ‘9월 말, 10월 초'를 제시했다. 그때부터 검토에 들어가고 이후 2차 접종까지 문제없이 순항한다면 연말에는 실제 성인의 80%가 접종을 완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백신 수급이 원활해야 하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자칫 문제가 생기면 올해 안에 위드 코로나 전환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접종률만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을 하는 것도 아니다. 정 청장은 “(위드 코로나의) 전제 조건이 되는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10월 말까지 끌어올리고, 여러 가지 방역조치를 통해서 유행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방역이나 역학 의료대응 체계를 조금 더 체계화시키는 등의 준비 작업을 지금부터 진행해야 어느 정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현재는 언제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위드 코로나 체계의 방역 '수준' 역시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정 청장은 "위드 코로나가 돼도 어느 정도까지 방역수칙을 완화할 수 있을까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은 아마 제일 늦게까지 유지돼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란 확진자 전체가 아니라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감염병을 관리해 치명률을 낮게 유지하며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점차 되돌아가는 전략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