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중국에 예속되지 않으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입력
2021.08.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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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과거 우리가 무시하던 그 중국이 아니다. 디지털공산주의, 과학기술 중국몽이라는 새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며 G2(주요 2국) 중 하나로 성장했다. 국력의 비대칭성이 커지면서 중국은 더욱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우리가 금과옥조로 여기던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도 유효기간이 끝난 듯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팽팽한 고래싸움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한국의 거대 중국 극복하기'라는 부제가 붙은 '극중지계'를 펴낸 동북아시아 연구 민간 싱크탱크 니어재단은 충돌과 예속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중국과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책은 두 권으로 이뤄졌는데 1권에서는 정치·외교·안보를 다루고 2권에선 경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이상현 세종연구원 원장, 주재우 경희대 교수, 이성현 세종연구원 센터장, 이정남 고려대 교수,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신종호 통일연구원 실장 등 중국 전문가들이 집필에 참여했다. 재단과 전문가들의 오랜 연구 결과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중국을 바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한편 새로운 생존방정식을 고민하게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지만 우리는 가장 가까운 나라 중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 결과 우리는 중국에 대한 잘못된 환상과 무시, 공포를 함께 품고 있다. 저자들은 중국 앞에서 약해지거나 흔들리면 예속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실체와 정체성에 대한 입체적·동태적 연구와 정보 집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외교·안보 전략부터 전면 재검토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분론과 실리론의 분열적 사고가 반복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국익을 잣대로 접근하는 가운데 외교·국방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국을 과도하게 의식해서는 안 되며,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고 "최대한 겸손하지만 당당히 우리의 논리를 지속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와 가치, 정체성이 유사한 국가들과 연대 및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유지해나가야 한다"면서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 동맹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저자들이 필수 생존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자강'이다. 미국이 대중국 봉쇄정책을 펼치며 중국 제조업의 공급망을 무력화하려는 사이 중국은 과학기술 중국몽으로 맞서고 있다. 중국의 팽창주의적 굴기는 우리에게 위협이 된다. 저자들은 "반도체뿐 아니라 중국이 따라올 수 없고 우리에게만 있는 핵심, 원천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중국의 복속주의 외교압력에 대응하는 힘이 될 것"이라며 경제면에서 기술력과 생산성을 중국보다 높게 유지해야 한중 경제의 공존적 발전체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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