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판증후군, 대동맥류 수술로 정상 생활 가능"

입력
2021.08.25 22:45
삼성서울병원, 마르판증후군 대동맥류 수술 ‘세계 최다’ 기록

마르판증후군(Marfan syndrome)은 선천성 발육 이상의 일종으로 심혈관계ㆍ눈ㆍ골격계 이상을 일으키는 유전 질환이다. 제16대 미국 대통령인 에이브러험 링컨도 마르판증후군 환자였다. 마르판증후군 환자는 마르고 키가 매우 크며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 농구ㆍ배구 등 큰 키가 장점인 운동 선수로 많이 활동한다.

마르판증후군은 대동맥을 비롯한 전신 혈관이 약해 발생하는 혈관 파열, 복부 대동맥류(大動脈瘤ㆍaortic aneurysmㆍ혈관벽이 부풀어 돌기나 풍선 형태로 변하는 것)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한다.

특히 마르판증후군 환자에게 나타나는 복부 대동맥류는 혈관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하다. 마르판증후군 환자에게 복부 대동맥류가 발생하면 혈관이 찢어지거나 터진 후 응급 수술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마르판증후군 환자에게 복부 대동맥류가 발생해 수술해도 정상인과 비슷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양진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혈관센터(혈관외과) 교수팀은 2003년 9월~2020년 6월 이 병원에서 복부 대동맥류 수술을 받은 마르판증후군 환자 28명과 일반 환자 426명의 수술 후 경과를 비교했다.

두 그룹 모두 문합부(吻合部) 파열ㆍ출혈 등으로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없었으며, 수술 30일 후 사망률은 마르판증후군 환자 0%, 일반 환자 0.9%로 매우 낮았다.

특히 마르판증후군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95.2%로 평균 70세 이상인 일반 환자 72%보다 월등히 높아 수술 후 회복이 잘되면 정상인과 비슷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수술 성적 발표로 세계에서 마르판증후군 환자에게 발생한 복부 대동맥류 수술을 가장 많이 한 병원으로 나타났다.

박양진 교수는 “마르판증후군클리닉을 통해 체계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면서 파열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한 결과”라며 “환자 개개인의 치료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ㆍ노력하겠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혈관외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미국혈관외과학회지(IF 4.268/2020년 기준)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