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가벼우면서도 강철보다 200배 튼튼한데다가 전기까지 잘 통하는 물질이 있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로 초고속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된다. 그동안 학계는 그래핀의 성능을 떨어트리는 접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는데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무결점 그래핀’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 로드니 루오프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이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대면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개발된 그래핀은 여러 층이 겹치는 ‘적층 구역’이나 주름이 생기는 ‘접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었다. 그래핀의 우수한 물성을 100% 활용하지 못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연구단이 개발한 그래핀은 무한대로 재활용할 수 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연구결과는 26일 네이처지에 게재됐다.
연구단은 그래핀의 결점을 줄이기 위해 접힘·적층 현상이 생기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기판으로 사용되는 구리호일의 탄소 불순물을 제거해 적층을 없앴고, 그래핀 성장 절대온도를 1,030캘빈(K)으로 낮춰 완벽한 단결정을 만들어냈다. 연구단이 개발한 무결점 그래핀의 전하 이동도는 실리콘에 비해 7배 높고 기존 그래핀에 비해서도 약 3배 정도 높다. 더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접힘·적층이 없는 단결정 그래핀을 활용하면, 항상 같은 효율을 내는 고성능 집적회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며 “또 기판을 무한정 재활용할 수 있어 그래핀 제조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