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장마에 울산 반구대 암각화 또 침수… 훼손 가속화 우려

입력
2021.08.25 16:38
25일 사연댐 수위 55m 초과… 암각화 절반 가량 침수 
최근 3년 간 연 평균 69일 물에 잠겨
울산시, "침수로 인한 훼손 정도 모니터링 중"

태풍에 가을장마까지 이어지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 하부가 10개월 만에 다시 침수됐다. 해마다 침수와 노출을 반복하면서 암각화 훼손도 가속화되고 있다.

25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물정보포털 ‘MyWater’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연댐의 수위(만수위 60m)는 55.35m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상류 4.6km지점에 위치해 있어 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잠기기 시작하고 57m가 넘으면 완전히 침수된다.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은 건 지난 24일 오전 4시 30분이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50분에 54m를 초과한 뒤 오후 11시 20분 암각화 절반 지점인 55m에 도달했다.

23일 0시부터 24일 오전 3시까지 울산의 평균 강수량은 113.68㎜로 오늘 밤까지 최대 80㎜의 비가 더 예고돼 있어 완전히 잠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암각화는 지난해에도 7월부터 10월까지 침수된 것을 비롯해 최근 3년간 연 평균 69일을 물에 잠겨있었다.

침수로 바위면 강도가 약해지고, 물에 쓸려온 이물질이 그림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울산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올 5월부터 모니터링 용역을 진행 중이다.

반구대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 관계자는 “3D장비를 이용해 주기별 앞면 상태를 정밀 측정하고 과거와 현재의 변화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며 “침수로 인한 훼손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높이 2.5m, 너비 9m 바위벽에 고래와 호랑이, 사슴 등 그림 300점이 새겨진 그림이다. 6,000년 전 선사시대 생활상 등을 잘 담고 있어 인류 최초 기록 유산으로 꼽힌다.

울산=글·사진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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