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이 진실 공방을 넘어 법정다툼으로 커졌다.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전 총장 측이 과잉 대응하면서 일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사과를 해야 할 일을 반격으로 상황을 뒤집어 보려는 잘못된 판단에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 원내대표는 2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뭔가 공격을 많이 당했으니 반격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과잉 대응이 된 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앞서 김씨가 2004년에 쓴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림성심대'에 출강 중이었는데, 이력서에는 '한림대'라고 표기했다. 오마이뉴스는 김씨의 한림대(당시 'H대'로 보도) 출강 이력이 없다고 했다. 또 1998년에 교생 실습을 나간 걸 교사 이력으로 적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오보라며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반박 보도를 냈고, 윤 전 총장 측과 공방을 벌였다. 일이 커지자 시민단체가 윤 전 총장을 고발하며 공방전은 법정으로 가게 됐다.
강 원내대표는 "(처음에) 저희가 학교를 보호하려고 H대라고 이니셜을 썼다. 구체적으로 (학교 이름까지) 밝힐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거꾸로 윤석열 캠프 측에서 학교 이름을 다 밝혔다. 반박을 하면서 오마이(뉴스)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두 개 대학은 전혀 다른 대학이다. 대학 유형이나 위치나"라며 "윤 전 총장 측에서 이력서에 한림대라고 쓴 걸 몰랐던 것 같다. 김씨가 직접 작성한 이력서를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후 윤 전 총장 측이 제시한 김씨의 경력증명서에 대해 "(문제의) 그 이력서는 2004년에 작성됐고, 제출한 경력증명서는 발행일이 2006년"이라며 "2년 이후에 발행된 경력 확인서를 증거물로 제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는 공방할 내용이 없어졌는데도 '이건 단순 실수'라며 처음에는 오보라고 하다가 단순 오기라고 한 것"이라며 "상식적으로는 우리가 실수했다, 잘못했다, 사과하고 말아야 하는데, 팩트에 근거한 걸 오보 책임을 지라고 하니"라고 지적했다.
강 원내대표는 김씨가 중학교 교사 근무도 허위로 기재했다고 문제 삼았다. 그는 "제출한 이력서에는 1998년에 학교에 근무했다고 나오는데, 보통 교생 실습을 하는 건 교사 자격증을 받기 위한 전 단계로 교사 자격증이 없는 상태"라며 "김씨가 1999년에 대학원을 졸업한 걸로 알려졌다. 그럼 1999년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건데 어떻게 1998년도에 초등학교에 근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김씨 관련 보도를 부인하면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윤 전 총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에 "(윤 전 총장이) 너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윤석열 캠프에 컨설팅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라며 "왜 이렇게 일을 키웠는지 캠프는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 원내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야당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같은 당의 김의겸 의원의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이 드러났다고 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게 전혀 없다. 이번 조사에서 단 하나도 추가로 발견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발 상태이니 그냥 연결해 결론을 낸 것 같다"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권익위가 이걸 그냥 뺄 수 없고, 그렇다고 추가로 드러난 사실이 없으니 넣을 수도 없어서 이런 방식으로 대응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표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 같아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며 "자기를 뽑아준 유권자들이 있고 1년 넘게 의정활동을 했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도 진지하게 져야 한다. (의원직 사퇴가 아니라) 셀프 탈당이 맞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