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다 까보자" 목소리 높이는 여야 대선주자들... 검증 실현될까

입력
2021.08.25 08:00
홍준표 의원 제안에 최재형, 정세균 연이어 화답 
상대 진영, 언론에 한정된 검증 '질' 높이는 차원
"분노 높은 부동산 투기 문제 국민 검증 받아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여야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 및 불법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이 참에 대선 주자와 그 가족들도 부동산 검증을 받아 보자는 제안이 여야 대권 후보들 사이에서 속속 나오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선주자의 부동산 문제는 언론 또는 상대 진영 후보에게서 도덕성 검증의 하나로 다뤄지는 데 그쳤다. 고위공직자재산 공개 제도를 통해 자산 현황 및 변동 사안은 파악할 수 있었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나서 후보와 가족의 부동산 투기 및 불법 의혹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적은 없었다. 이에 국민적 분노가 높은 부동산 문제만큼은 검증의 질을 한 차원 높이자는 요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도 받는데 대선주자도" 洪 제안에 崔 "찬성" 화답

첫 테이프는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끊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부동산 투기 및 불법 의혹에 관련돼 있다는 권익위 발표가 있던 23일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대권 후보와 그 가족이 부동산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다 받았는데 대선 후보를 하려는 사람이 검증을 안 받으면 안 된다"며 "제 기억으로는 부동산 검증을 받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뿐이다. 저도 무소속으로 있을 때 자진해 검증 신청을 했고, 검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또 다른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곧장 "찬성한다"며 화답했다.

최 전 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로 인한 국민적 분노를 감안한다면, 대선주자로 나온 분들이 솔선수범해서 국민 앞에서 검증을 받는 것이 좋겠다"며 "정치인은 국민들 앞에 쏟아놓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해 검증받아야 한다는 제 생각에는 변함 없다"고 호응했다.


여당에선 정세균 총리 힘 실어 "국민 검증대 위에 서자"

민주당에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 전 총리는 24일 페이스북에 "이 참에 여야 모두 부동산 검증 제대로 하자. 저는 줄곧 클린검증단 설치 등 대선후보들에 대한 공개 검증을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는 깨끗해야 한다. 당당하게 국민의 검증대 위에 서겠다"고 여야 대선주자 부동산 검증에 힘을 실었다.

다만 홍준표, 최재형, 정세균 이 세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여야 대선 주자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민주당 대선주자 투톱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권익위 조사에서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의원 12명 중 5명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이라는 점을 고리로 윤 전 총장을 거세게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논평에서 "캠프 수장으로서 사실관계를 확인, 국민께 소상히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대권후보의 도리"라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 캠프 이병훈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석열 후보는 캠프 간판을 '떴다방'으로 바꿔 다는 것을 검토해보라"며 "캠프 소속 의원들에게 엄벌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투기의혹 의원 중 윤석열파가 압도적인 이유는 무엇이냐"며 "윤 후보는 국민에게 사죄하고, 캠프 해체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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