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쏴 다치게 한 경북 예천의 중학교에서 양궁부 학생 대부분이 이 선배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이 학교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다른 학생은 올 초 이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양궁부를 탈퇴하는 과정에 허위 사유를 기재하도록 종용받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24일 이 중학교에 따르면 지난 4일 사건 발생 후 총 5명인 양궁부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후배 4명 대부분이 3학년 선배 A군으로부터 언어 및 신체구타, 발길질 등의 폭력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학교 양궁부 선수는 1학년 3명, 2학년 1명, 가해학생이자 주장인 3학년 A군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 측은 A군에 대해 개학일인 20일부터 출석을 정지시키고 가정학습으로 대체했으며, 교육청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수시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막지 못하고 폭력행위를 감춘 의혹을 받는 양궁부 코치도 출근은 하되 양궁훈련 업무는 정지시켰다. 이 학교 양궁훈련장도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당분간 폐쇄하고 시설수리에 들어갔다.
A군이 지난 4일 교내 양궁장에서 훈련 중 1학년 후배를 향해 3m거리에서 쏜 화살은 후배 옷을 뚫고 직경 1㎝ 가량의 상처를 냈다.
한편 올 초에는 이 학교 양궁부의 학생 B군이 A군으로부터 수 차례 상습적인 폭행을 견디지 못해 양궁부를 탈퇴하는 과정에서 코치로부터 허위 사유를 기재하도록 종용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학생의 부모에 따르면 B군은 연습중 아무 이유없이 A군으로부터 발과 주먹으로 온몸을 맞았다. 너무 심하게 때려 후배들이 A군을 뜯어말릴 정도였다는 것이다. B군은 수 차례 폭행을 당하면서도 이야기하지 않다 폭행이 끊이지 않자 양궁부를 탈퇴하기로 했다. 그제서야 사실을 알게된 부모도 파문이 커지는 것을 꺼려 양궁부 탈퇴에 동의하고 절차를 밟았다.
부모에 따르면 체육특기생을 그만두려면 사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학폭 사실을 알고 있는 코치가 "허리가 아프다는 진단을 받았다"라는 사유를 기재하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 부모는 "학폭 사실을 숨겨줬는데 그 뒤로 '양궁 성적이 나빠서 그만뒀다'는 소리가 들려와 아들이 몹시 괴로워했다"며 "당시 학폭 사실을 알렸다면 화살 폭행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회했다.
경북교육청은 파문이 커지자 양궁부 학교폭력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 나서는 한편 27일 예천교육청에서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처벌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