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7만 가구'...오세훈의 장기전세주택 '시즌2' 시동

입력
2021.08.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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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160여 단지, 1900가구 모집 공고
내달 15일 신청, 내년 2월 15일 당첨 발표
예비입주자 제도 도입  '신속 공급' 목표

서울시가 1,900가구 규모의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 부동산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저소득층 등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건 '5년간 7만 호 공급' 공약에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시는 24일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오 시장이 공약한 장기전세주택 7만 가구를 2026년까지 공급한다"며 "27일 1,900가구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선다"고 밝혔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가격으로 20년 거주가 가능하다. 오 시장 1기 재임 때였던 2007년 처음 도입됐다.

‘시즌2’ 성격의 이번 장기전세주택의 특징은 공급 물량이다. 2007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14년간 공급된 장기전세주택이 모두 3만3,000가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존 3분의 1 기간에 배 이상 공급되는 셈이다.

'예비입주자' 제도를 도입해 신속한 공급에도 신경을 쓴다. 기존에는 입주자 퇴거 후 다음 입주자 선정 때까지 수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이 기간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공급가격 결정기구인 '임대업무조정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위원을 대거 위촉, 합리적 가격 결정에도 주력한다.

시가 장기전세주택의 한 유형으로 구상 중인 '상생주택'의 세부 계획은 수립 단계에 있다. 상생주택은 민간의 토지와 공공 재원이 결합한 개념으로, 민간은 토지의 용도변경과 세제 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다. 오 시장의 대표적 부동산 공약이다.

이번 공급분의 면적별 전세보증금은 60㎡ 이하 4억 774만 원, 60㎡ 초과 85㎡ 이하 4억 2,410만 원, 85㎡ 초과 6억 687만 원이다. 이번 모집 공고 지역은 내년 3월 입주가 시작되는 고덕강일 13단지와 동작트인시아 등 137개 단지 583가구, 내년 말까지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마곡 등 29개 단지1,317가구다.

공고 후 신청은 다음 달 15일부터 서울주택도시공사(SH)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으며, 당첨자는 내년 2월 15일 발표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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