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국회의원의 부동산 관련 현행 법령 위반 의혹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반발이 나온 가운데,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권익위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면서 "조그마한 의혹이라도 제기된 사안에 대해선 결과로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권익위 조사 결과에 반발한 것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전 위원장은 "권익위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데) 덮어버리면 (국민 입장에서는) 더 이상 진실을 밝힐 기회가 없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법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서 조금이라도 의혹이 있거나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결과로 나타냈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이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공개 반발한 것을 두고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해당 내용은 현재 검찰에서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저희들이 종결을 하게 되면 오히려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검찰에서 확인을 해서 수사로 종결하도록 송부를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의원이 권익위 조사 결과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경찰에서 공소시효 만료로 불입건됐다고 확인했다"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무혐의성도 포함됐을 수 있고, 여러 사안을 감안해서 불입건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이나 송영길 민주당 대표 쪽에서 '부실 조사'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서는 "현직 부장검사와 검경 수사관 출신, 변호사 출신, 부장판사 등이 포함된 숙련된 법조인 출신이 상당수"라며 "강제수사권이 없다뿐이지 아주 면밀하고 철저하게 조사한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23일 권익위에서 부동산 관련 법령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경찰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본부와 각 당에 통보한 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12명과 김의겸 의원 등 총 13명이다. 권익위는 앞서 6월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에 대해서도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있다고 발표했다.
전 위원장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수가 같은 수로 나온 것에 대해 "우연히 숫자가 맞아떨어져서 저도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도 "의원 수를 고려하면 비율은 2배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위반 의혹 내용은 총 13건으로 구체적으로 농지법 위반 6건, 토지보상법·건축·공공주택 특별법 위반 4건, 세금 탈루 의혹 2건, 명의신탁 의혹 1건 등이다. 전 위원장은 "양쪽 당 모두 조사를 편파적으로 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로 인해 직무회피를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례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의혹 의원에 대한 징계를 내렸고 국민의힘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최종적인 결론은 수사에 의해서 밝혀질 것이고, 그 결과를 보지 않고 어떤 조치를 내릴지는 정치권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는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때문에 촉발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국민들의 눈높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기를 희망하시는 것이고, (정치인들은) 거기에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과 관련해 "이 법이 마치 공직자의 신분이 없는 모든 일반인들에게도 일정한 기준으로 적용된다라는 오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5만 원(일반 선물)·10만 원(농수산품) 제한'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경우는 직무관련성이 있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할 때만 적용되는 제한이라는 것이다. 일반인은 당연히 적용 대상이 아니며, 공직자라도 직무관련성이 없으면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까지 접대나 선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민단체에서 농수산품의 청탁금지법상 직무 관련 공직자에 대한 선물 제한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려달라는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전원위원회에서 논의됐는데, 대부분의 위원들이 청탁금지법의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다며 농어민들의 딱한 사정은 이해되지만 다른 방식으로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