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눈을 깜빡 거릴 때마다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하고 불편한 느낌에 단순한 안구건조증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인공 눈물을 넣어도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은 A씨는 눈에 돌이 생기는 ‘결막 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결막 결석은 말 그대로 눈꺼풀 안쪽과 안구의 흰 부분을 덮고 있는 얇고 투명한 막인 결막에 결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결막에서 분비되는 점액 성분이나 탈락한 상피세포가 석회화되면 누런 빛의 작은 돌처럼 보이는 물질이 생길 수 있다.
원인으로는 눈꺼풀 부위 만성 염증, 결막염, 안구건조증, 콘택트렌즈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미리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 결석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자주 걸린다”며 “여성이 눈 화장을 할 때 화장품 가루가 직접 눈꺼풀 테의 지질 분비샘 입구를 막거나 간접적으로 안구 표면에 떠다니며 정상 눈물막 형성을 방해해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것이 결막 결석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눈꺼풀에 주로 생기므로 다래끼로 오인하기 쉽다. 결막 결석은 결막 분비물이 석회화돼 생긴다. 반면 다래끼는 눈꺼풀 내 여러 기름 분비샘의 세균 감염이나 샘 자체의 만성 염증 반응으로 생긴다. 결막 결석과 다래끼 모두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막 결석은 상당히 흔하지만, 눈꺼풀 안쪽에 결석이 박혀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기에 모르고 지나가기 마련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고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문제가 없지만, 결석이 커져 자극이 반복되고 이물감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결막 상피 위로 결석이 드러난 상태에서 눈을 비비는 등 자극을 가하거나, 각막에 상처를 입히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결막 결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결석이 결막을 뚫고 나와 각막을 자극할 땐 없애야 한다. 무리하게 빼내려다 출혈이 생기면 오히려 자극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나미리 교수는 “결막 결석은 제거 후에도 재발 우려가 높다”며 “알레르기, 안구건조증, 렌즈 착용, 진한 눈 화장을 하는 사람은 안구 표면에 염증이 생기기 쉬운 상태이므로 평소 눈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결막 결석을 예방하려면 눈꺼풀에 분포된 지질 분비샘인 마이봄샘을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 따뜻한 수건을 이용한 온찜질은 딱딱하게 굳어 있는 지질을 녹여 분비물이 눈 바깥으로 배출되도록 도와준다. 또한 눈 건강을 위해 온도ㆍ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