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가 사상 처음 2,800만 명을 넘어섰다. 가입자 열 중 셋은 수도권의 1순위 자격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도권 분양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예금·부금) 가입자는 2,805만480명이다. 역대 최대로, 지난해 11월 2,700만 명을 넘긴 지 8개월 만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가입자가 1,607만5,502명으로 전체의 57.3%를 차지했다. 1순위 자격을 충족하는 수도권 가입자는 940만2,439명(33.5%)에 달했다.
청약통장 가입 열풍이 멈추지 않는 것은 기존 매매시장의 부동산 가격 급등세와 비교해 분양 주택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최근 1년간 전국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단위면적(㎡)당 평균 분양가격은 424만 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전국 주택 평균 단위매매가격(533만4,000원)에 비해 1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달 본격화한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도 청약통장 가입 열기를 보탰다. 이달 11일 마감한 수도권 공공택지 1차 사전청약은 총 4,333가구 모집에 약 9만3,00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1.7대 1, 최고 경쟁률은 381.1대 1까지 치솟았다. 올해 사전청약은 10~12월 세 차례에 걸쳐 2만8,000가구가 추가로 풀릴 예정이다.
청약 신청자가 몰리면서 당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당첨 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41점으로 2년 전보다 12점 올랐다. 특히 공급 물량이 많지 않은 서울은 60점까지 상승해 '4인 가구 이상의 무주택 중장년'이 아니면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