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건설사가 휴대용 포켓방독면 개발에 투자..."눈길 끄네"

입력
2021.08.23 16:20
13면
박종완 계성건설 대표 "안전 파수꾼 되겠다"

지역의 중견 건설업체가 휴대용 포켓방독면 개발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포켓방독면은 담뱃갑 크기로 접을 수 있어 호주머니에 휴대 가능하고 착용이 간편하다.

전북 전주의 계성건설은 23일 "JB이노베이션과 최근 휴대용 포켓방독면 개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JB이노베이션은 발명가인 김재복 대표가 이끄는 안전용품개발 전문벤처 기업으로, 이 회사는 2년 동안 공들여 개발한 포켓방독면을 국내외 특허출원했다. 회사는 3개월 후인 연말 포켓방독면 시판에 나설 예정이다. 의료용 실리콘으로 제작되는 방독면은 인체에 무해하며, 일반 마스크처럼 휴대가 간편하고, 신속하게 착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빛을 발하는 LED 조명까지 달려 화재 등으로 인한 정전 시에도 유용하다.


건설사가 건설 공법이나 기술이 아닌 일반인들이 유사시 착용할 수 있는 방독면에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박종완 계성건설 대표는 “최근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단지 화재사고가 보여주듯 건설현장 사고는 5~10분 골든타임 확보가 생사를 가른다"며 "상시 휴대가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방독면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말했다. 건설 비용 절감 또는 공기 단축을 위한 투자가 아닌, 건설 현장의 근로자 안전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방독면은 상시 휴대가 불가능하고 착용이 불편한 반면 포켓방독면은 마스크처럼 주머니에 넣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쓰고 벗을 수 있어 생명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성건설은 포켓방독면을 건설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자사 아파트 브랜드 ’이지움‘ 신규 입주자에게 우선 제공하고 소방서 119센터 등에도 기증, 안전문화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최근 산업계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강조하는 게 안전과 환경”이라며 “재해 취약지대로 손가락질받는 건설현장의 안전문화, 생명존중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계성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3,500억 원으로 전북지역 건설업체 중 1위에 올랐고, 박 대표는 7월 국제로타리 3670지구(전북지역) 총재를 맡는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주= 최수학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