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을 대화 무대로 이끌어낼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21일 방한했다. 미국의 북핵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그가 한국을 찾은 건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만이다. 지난 16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에 북한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을 만나 "늘 그렇듯 서울에 돌아오니 좋다"며 운을 띄운 뒤 "한국 정부 동료들과 매우 긴밀한 협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같은 날 방한한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도 만날 예정이라면서 "이번 방문이 매우 생산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성 김 대표의 방한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미한 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4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김 대표는 주말에 개인 일정을 가진 뒤 23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한다. 이 자리에선 한미훈련에 북한이 반발하는 상황 등을 공유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6월 방한 때와 같이 이번에도 북한과의 접촉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에 이어 러시아 북핵 수석대표인 마르굴로프 외교부 차관도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했다. 마르굴로프 차관은 2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23일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한·러 정책협의회를 갖고 협력 증진 방안과 글로벌 이슈, 지역 정세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어 24일엔 노 본부장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한다.
마르굴로프 차관은 김 대표와도 만나 미·러 간 북핵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한미훈련과 대북 대화 재개 등 한반도 정세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북한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