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30대 아들을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친어머니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 이규철)는 20일 경북 청도군의 한 사찰에서 친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친모 A(63)씨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시간 피해자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범행 방법이 가혹하고 결과가 중하며 피해자의 아버지도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에 대해선 A씨가 아들이 의식을 잃게 되자, 폭행을 중단하고 응급조치를 시도한 점에 비춰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8일 경북 청도군 한 사찰에서 아들(35)의 머리 등을 대나무 막대기와 발 등으로 2시간 30분간 2,167회가량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됐다.
10년 전쯤부터 이 사찰에 다닌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사찰에 머물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아들이 사찰 내부 문제를 외부에 알리겠다고 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찰 차방에서 주지로부터 건네 받은 길이 1m가량의 대나무 막대기로 무릎을 꿇은 아들의 머리와 상체, 무릎 주변 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폭행으로 쓰러지면 일으켜 다시 무릎을 꿇린 뒤 폭행을 반복했다. 고통에 못 이겨 차방 밖으로 나가려 하자 잡아당겨 꿇린 뒤 폭행을 계속했다. 고통을 이기지 못해 아들이 쓰러지자 머리를 발로 밟고 막대기로 때리기를 반복했다.
폭행 당시 신도 2명이 지켜보았으나 부모로서 할 수 있는 훈육 정도로 여기고 따로 말리지 않았다. 숨진 아들은 모친의 매질에 저항하지 않고 “잘못했다”며 용서를 구하며 온 몸으로 매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장면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폭행의 단초가 된 사찰 내부 비리에 대한 수사는 주지가 지난 2월 숨지는 바람에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