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메타버스에서 첫 간담회..."MZ세대 소통플랫폼 되겠다"

입력
2021.08.19 14:35
17면
소통에 특화된 메타버스 서비스
2013년부터 VR 기술 개발한 SKT
가상공간에서 고민상담, 영화감상 등 기대

SK텔레콤이 최근 대세로 떠오른 메타버스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SK텔레콤은 비대면 사회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공략과 함께 자사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새로운 소통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이라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라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현실과 3차원의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으로 최근 미국의 로블록스, 네이버의 제페토 등이 MZ세대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면서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9일 자사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비스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국내 업체 중 메타버스 공간에서 간담회를 개최한 건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이프랜드 내 대규모 가상회의실에서 진행됐다. 기자 100여 명의 아바타와 함께 유영상 SK텔레콤 MNO 대표, 전진수 메타버스 컴퍼니(CO)장, 양맹석 메타버스 사업담당, 조익환 메타버스 개발담당 등 SK텔레콤 관계자 모습의 아바타도 참석했다.

2013년부터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개발해온 SK텔레콤은 올해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 장소로 낙점된 이프랜드엔 3차원(3D) 아바타 생성에서부터 대규모 실시간 소통과 공간정보 동기화 등을 포함해 그동안 축적된 기술이 포함됐다.

경쟁 서비스인 로블록스는 게임에, 제페토는 K팝에 특화됐다면 이프랜드는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스마트폰에서 이프랜드 응용소프트웨어(앱)에 접속하면 자기를 표현할 3D 아바타 생성이 가능하고, 본인이 관심 있어 하는 수많은 공간에 참여할 수 있다. 공간 내에선 이용자들이 모여 서로 소통하거나, 화면에 영상을 띄워놓고 함께 시청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최대 131명이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지난달 서비스 출시 이후 수많은 이용자들이 접속해 북 토크콘서트, 고민 상담, 버스킹, 심야 영화 상영회 등을 가상공간에서 즐겼다.

K팝 팬미팅, 가상 캠퍼스 구축…메타버스 인플루언서 육성도

SK텔레콤은 다양한 대형 행사와 지속적인 이벤트 개최로 MZ세대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날부터 K팝 데이터 플랫폼인 ‘케이팝 레이더’와 함께 메타버스 K팝 팬미팅 행사를 개최한다. 다음 달엔 국내 대학 축제의 대표적 행사인 고연전(연고전)의 응원 대항을 메타버스에서 시행한다. 이 밖에 한화와 제휴를 맺고 국내 주요 불꽃놀이 행사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선보일 방침이다.

이프랜드 내 '인플루언서'도 직접 육성한다. 인플루언서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일인 미디어 운영자를 말한다. 유튜브 성공 배경엔 재미있는 콘텐츠를 개발한 수많은 '유튜버'들이 있었다는 점에 착안, SK텔레콤도 이프랜드에서 활동할 '이프렌즈' 100여 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메타버스 세상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실시간 소통으로 메타버스의 대중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는 "막 첫걸음을 뗀 SKT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MZ세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무한한 가능성을 새로운 현실로 바꾸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프랜드가 이용자들의 꿈과 함께 성장하며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